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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딥페이크 음란물 테러의 희생양…케이팝 산업의 위기로 [딥페이크에 멍드는 케이팝①]


입력 2024.08.02 08:37 수정 2024.08.02 08:3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018년 초 한국 걸그룹 멤버들의 음란물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돼 논란이 일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딥페이크(Deepfakes) 영상물이었지만, 파장은 컸다. 2017년 12월 해외에서 갤 가돗, 엠마 왓슨, 스칼렛 요한슨 등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 얼굴을 실제 포르노 배우의 몸과 합성한 영상이 공개돼 비난받은 지 두 달도 되지 않아서 케이팝(K-POP) 아이돌 멤버들이 ‘음란물 딥페이크’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그로부터 6년이 지금 2024년. 케이팝 아이돌 멤버들을 상대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 테러’는 별다른 조치 없이 오히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 확산했다.


ⓒ픽사베이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하여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짜 영상이나 음성을 생성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에 많은 영화나 방송가에서 딥페이크를 활용해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키거나, 사망한 스타를 살려내 그리움을 달래고 배우의 젊은 시절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 냈다. 그러나 아이돌 멤버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음란물’처럼 문제 역시 커지고 점점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SNS와 성인 커뮤니티에서는 케이팝 아이돌 멤버를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 영상이 퍼졌다. 특히 이전 영상들이 해외 포르노 배우의 몸에 아이돌 멤버의 얼굴을 합성시켰다면, 이번 영상은 아예 멤버들이 안무하는 모습 자체를 ‘나체’로 바꿔놨다는 점에서 더 큰 논란이 일었다.


물론 원래의 무대와 비교하면 부자연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흐름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우려스러운 수준의 딥페이크 음란물이 생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2018년 케이팝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이 등장한 이후 2020년에는 외국인 남성이 블랙핑크 제니, 지수, 리사, 레드벨벳 아이린 등 여자 아이돌의 사진과 외국인 남성의 사진을 교묘하게 합성, 키스를 하거나, 백허그를 하는 모습을 연출해 논란이 됐다. 브레이브걸스 유정은 한 방송에 출연해 "불법으로 만든 저의 딥페이크 사진이 실제로 온라인에 돌아다니고 있었다. 기분이 굉장히 더러웠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딥페이크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악용은 단순한 개인의 피해를 넘어, 케이팝 산업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이팝 스타들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그들의 이미지와 명성이 중요한 자산이다. 예로 YG엔터테인먼트와 개별 계약이 종료된 후, 블랙핑크 멤버들은 수백억 원의 계약금 러브콜을 받았고, 제니는 미국 매거진 WWD가 꼽은 ‘2023 영향력 있는 여성 50인’에 선정됐다. 그의 SNS 게시물 한 개의 가치는 28억 원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딥페이크로 인해 이들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가치가 1%만 줄어든다 하더라도 치명적이다. 이들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엄격한 처벌이 요구돼야 하는 이유다.


한 걸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딥페이크는 개인의 초상권, 인격권,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명예 훼손과 디지털 성범죄를 야기해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피해가 반복될수록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의 신뢰도와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팬덤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점점 교묘해지고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소속사에서는 해외, 국내를 막론하고 발견할 때마다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고 돈이 고소 자체가 복잡하더라도 적용할 수 있는 혐의를 다 넣어서 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추세가 됐다“라고 밝혔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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