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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핵교리 개정...“핵보유국 지원받은 비핵보유국에도 핵 사용”


입력 2024.11.19 19:54 수정 2024.11.19 20:1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미 장거리무기 승인 결정 후 개정 핵교리 승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크렘린풀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非)핵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 사용에 대한 교리(독트린)를 바꿨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개정된 핵억지 분야 국가정책의 기초(핵 교리)를 승인하는 대통령령(러시아연방의 핵억제 정책에 관한 기본 원칙)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개정 핵 교리는 이날부터 발효된다.


개정 교리는 핵 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동맹, 핵 억지로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의 범위를 확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했다.


공개된 핵교리 문서를 보면 러시아는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방 핵보유국(미·영·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또 주권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 러시아 영토에 대한 적의 항공기·미사일의 대량 발사, 동맹인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핵 대응을 고려할 권리를 교리에 명시했다. 최근 핵보유국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하기로 한 것과 관련된 교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비핵 미사일을 사용하면 핵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개정 교리에 대해 “핵무기 사용은 국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러시아는 새로운 군사 위협 및 위험의 출현으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확하게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핵무기 사용 결정은 러시아 대통령이 내린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앞서 이날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핵 교리 수정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이미 실질적으로 공식화됐다”며 “필요에 따라 공식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국가안보회의에서 “핵 억제 분야 정책은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며 비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으로 러시아를 공격하면 지원국 역시 공격자로 간주한다는 내용 등을 개정 교리에 담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이자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핵무기 사용 범위와 대상을 늘릴 수 있도록 핵교리를 개정한 것으로 보인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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