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루카 구아다니노,예술영화 두 거장의 귀환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6.04 08:19  수정 2025.06.04 08:20

'서브스턴스', '콘클라베', '해피엔드' 등 예술영화들이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술영화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내 영화팬들에게 특히 탄탄한 지지를 받아온 두 명의 감독, 웨스 앤더슨과 루카 구아다니노가 신작으로 돌아온다.


웨스 앤더슨은 '문라이즈 킹덤'(2012), '프렌치 디스패치'(2021), '애스터로이드 시티'(2023) 등 총 네 편의 작품을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시키며 예술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그의 전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국내에서도 8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예술영화로서는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앤더슨의 신작 '페니키안 스킴'은 6번의 추락 사고와 암살 위협을 이겨낸 사업가 자자 코다가 딸 리즐과 함께 일생일대의 프로젝트에 나서는 첩보 스릴러로, 제78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특유의 미장센과 색감, 음악을 아우르는 정교한 스타일은 이번 작품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이번 작품에는 베니시오 델 토로가 자자 코다 역을 맡아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몰입감을 높인다. 케이트 윈슬렛의 딸인 신예 미아 트리플턴은 리즐 코다 역으로 상냥하면서도 위협적인 이중적인 매력을 표현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곤충 박사 비욘 역을 맡은 마이클 세라도 캐릭터에 개성을 더한다.


이외에도 스칼렛 요한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행크스, 브라이언 크랜스톤, 리즈 아메드, 루퍼트 프렌드, 윌렘 대포, 샬롯 갱스부르, 마티유 아말릭, 빌 머레이 등이 크고 작은 역할로 출연해, '웨스 앤더슨 월드'를 완성했다.


루카 구아다니노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이후, '본즈 앤 올'과 '챌린저스'를 통해 사랑과 연대, 관계의 감정선을 감각적으로 그려온 감독이다. 그의 신작 '퀴어(Queer)'는 1950년대 멕시코시티를 배경으로, 마약과 알코올에 빠져 살아가던 작가 리가 아름다운 청년 유진과의 관계를 통해 느끼는 사랑의 에필로그를 그린다. 이 작품은 2023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구아다니노 특유의 관능적이고 서정적인 연출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A24의 만남도 인상적이다. '퀴어'의 배급을 맡은 A24는 2012년 설립 이후 '브루탈리스트', '톡 투 미', '애프터썬', '유전',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감각적인 스타일과 독창적인 내러티브가 돋보이는 영화들을 꾸준히 제작 및 배급해 왔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믿고 보는 해외 배급사'로 자리매김한 A24는, 이번 구아다니노 감독과의 협업을 통해 다시 한 번 예술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유진 역의 드류 스타키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티모시 샬라메를 연상케 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작품이 그에게도 커리어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드류 스타키는 분노 조절 장애와 약물 중독에 시달리는 복합적인 인물을 섬세하게 소화했다는 평이다.


웨스 앤더슨과 루카 구아다니노는 각각의 방식으로 현대 예술영화의 미학을 구축해온 감독이다. 앤더슨은 정교한 시각 구성과 기묘한 유머로, 구아다니노는 감각적인 감정선과 짙은 서정성으로 관객의 마음을 파고드는 강점을 지녔다. 두 거장이 이름값에 걸맞게 예술영화의 지속 가능성에 더욱 강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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