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학자, 미중 협상 재개에 "희토류 카드로 트럼프 움직였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06.06 15:07  수정 2025.06.06 15:09

"향후 중미관계 중요 지침…트럼프 불확실성 알고 냉정해져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전화통화를 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던 양국 간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중국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한편,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진찬룽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에서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제네바 합의에 따른) 약속을 위반했다고 말하며 중국을 위협했지만, 실제로는 위협을 하면서도 여전히 우리와 대화하려 다급해하고 있었다"며 이번 통화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희토류를 지목했다.


진 교수는 "희토류는 중국이 손에 쥔 비장의 카드"라며 "현재 미국은 희토류 문제와 관련해 특히 조급해하고 있으며 이를 조속히 해결하고자 한다. 트럼프가 SNS에서 희토류를 특별히 언급한 것도 그가 이 문제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동시에 우리가 이 카드를 매우 효과적으로 꺼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던 4월 4일 희토류 7종에 대해 외국 반출 시 특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시장에서 독점적인 공급국으로 채굴의 약 70%, 가공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조치 이후 중국이 수출 허가를 지연시키자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 의 자동차 업체들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자석 등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업체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솔직히 말해 중국의 희토류 카드가 이렇게 좋은 효과를 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희토류 카드를 사용해 트럼프가 양보하게 만들어야 한다. 희토류 수출통제와 관련해 중국 지도자(시진핑)는 트럼프에게 쉽게 어떠한 약속을 하지 않아야 하며 협상팀에 맡겨 계속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와 평론가들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체결된 미중 무역 합의를 둘러싼 이견으로 갈등을 빚었던 양국이 정상 간 통화를 통해 대화 분위기로 전환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국 측의 합의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이번 통화에 대해 "의심할 여지 없이 중요한 순간으로, 중미관계에 있어 중요한 지침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 우리는 더욱 분명하고 냉정해져야 한다"며 "우리는 트럼프가 전통적인 정치인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의 가장 큰 확실함은 그의 불확실성이며, 입장을 180도 바꾸더라도 그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진찬룽 교수는 "앞으로 돌파구의 열쇠는 미국이 협상 태도를 조정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자세를 고수하며 중국의 일방적 양보를 강요하면 교착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이번 통화 후 압박과 위협이 중국과 거래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님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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