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2049 시청자 노렸지만…조용필·임영웅 택한 KBS의 고민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7.21 11:04  수정 2025.07.21 11:04

2025년 상반기 KBS는 '가는 정 오는 정 이민정'(이하 '가오정'), '박보검의 칸타빌레'(이하 '칸타빌레'),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 등 2049 시청자를 노리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지만 저조한 성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가오정'의 경우 1~2%대, '옥문아'는 2%대, '칸타빌레'는 0%대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물고기뮤직

이들 프로그램은 KBS가 '젊은 감각'에 초점을 두고 진행한 라인업이다. 지상파가 OTT와 유튜브, 다양한 숏폼 플랫폼에 밀리고 있고, 지상파들 사이에서도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나름 승부수를 띄웠던 셈이다. 그럼에도 결과물은 처참했다.


KBS는 지난해에도 '신규 프로그램 라인업 설명회'를 통해 "젊은 감각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하며, '싱크로유', 'MA1', '지코의 아티스트'를 론칭했으나 세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지 못했다.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2023년 하반기부터 월화드라마의 계속된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해 7월 '함부로 대해줘'를 마지막으로 월화 드라마를 폐지하고 수목 드라마를 부활시켰지만, 올해 상반기 '킥킥킥킥'과 '24시 헬스클럽'이 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도저도 못한 상황이 됐다. 이 역시도 2049세대를 노렸지만 이들의 시선을 잡지 못한 것으로, MBC가 '지금 거신 전화는', '언더커버 하이스쿨' 등으로, SBS가 '나의 완벽한 비서', '귀궁' 등으로 화제성과 시청률을 잡은 것과 대조된다.


현재 KBS 드라마는 시청률 18~20%를 유지하는 주말 드라마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상황도 마냥 반길 일은 아니다. 주말 드라마의 주 시청층은 장년층 이상으로 KBS가 호기롭게 내세운 '젊은 감각'도 아니고 2049세대의 시선을 잡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KBS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2049세대를 잡을 IP를 개발해야 하고, KBS의 이미지 역시 모든 세대가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이다. 이 고민은 9월 KBS가 꺼낸 카드에서도 읽을 수 있다.


KBS는 9월 조용필의 단독 콘서트 '이 순간을 영원히-조용필'과 임영웅의 '불후의 명곡' 첫 단독 특집을 예고했다. 계속된 시청률 부진 속에 보장된 카드를 꺼낸 셈이다. 특히 임영웅의 경우 '미운 우리 새끼', '뭉쳐야 찬다 3', '삼시세끼 라이트' 등 게스트로 출연한 프로그램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만큼 '불후의 명곡' 또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모두 단발성 특집인데다 KBS의 지향점과 어긋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결국 KBS가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를 잡기 위해서는 장년·노년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 꼴이다.


물론 2049 시청자들을 TV로 불러 모을 만큼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은 팝업스토어와 MD 발매, 모바일 게임 출시 등 IP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tvN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 3은 지난달 모바일 게임 '지구오락식M: 숨은 토롱 찾기'를 출시했으며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 시즌 3, MBC '태계일주', E채널 '류학생 어남선' 등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tvN '나나투어'의 경우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풀버전 영상을 판매했는데, 콘텐츠 누적 조회수가 1억 2000만 건을 돌파할 정도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KBS 또한 단순한 콘텐츠 다양화를 넘어 자체 콘텐츠의 IP화와 플랫폼 연계를 통해 2049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전략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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