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이즈'가 흥행 역주행을 기록하고 있다. 누적 관객 수 134만 명을 넘기며 15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가운데, 개봉 4주 차에 '킹 오브 킹스’,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신작은 물론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까지 제치고 다시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노이즈'의 흥행으로 공포 영화 시장의 활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올 여름 극장가 '한국 공포 영화'와 '해외 바디 호러 영화'가 스크린에 걸린다. 공포라는 장르 안에서도 결이 다른 두 축이 동시에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 공포영화로는 '서브스턴스'가 5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 바디 호러 장르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가운데, 그 흐름을 이어받는 '어글리 시스터'와 '투게더'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 작품은 신체 변형과 심리적 공포를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어글리 시스터'는 선댄스와 베를린 등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고, 로튼토마토 신선도 98%를 기록하며 전 세계 약 100개국 선판매를 이뤄낸 작품이다. 아름다움이라는 욕망의 구조를 해부하며 광기로 변모해가는 캐릭터 엘비라의 서사는 외모지상주의가 불러온 파멸을 통해 '서브스턴스'의 문제 의식과 궤를 같이 한다.
'투게더'는 오래된 커플이 이사한 집에서 서로의 몸이 붙어버리는 기이한 현상을 겪으며 관계의 경계를 뒤흔드는 바디 호러 로맨스다. 이 작품은 '기생충'부터 6회 연속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배급한 네온(NEON)이 치열한 경쟁 끝에 북미 및 글로벌 배급권을 확보한 작품으로, 자극 이상의 완성도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에 맞서는 한국형 공포는 익숙한 정서와 사회적 맥락을 끌어안는다. '강령: 귀신놀이'는 공모전 영상을 찍던 고등학생들이 진짜 강령술을 시도하며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로, 주술과 인터넷 방송이라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접붙인 설정이 인상적이다. 레드벨벳 예리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높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실종된 어머니의 고해성사를 들은 뒤 복수와 신앙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부의 이야기로, 정통 오컬트 정서 위에 심리적 균열을 덧댄다. ‘더블패티’의 신승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신승호를 비롯해 한지은, 박명훈, 전소민, 이중옥 등 다양한 색채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흥미로운 점은 '어글리 시스터', '강령: 귀신놀이',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초청 혹은 수상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화제성 유지를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쏟아지는 공포 영화들이 ‘노이즈’의 흥행 시점과 맞물려, 공포 장르 전반으로 관심을 확장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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