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 돌파한 '킹 오브 킹스', 픽사 넘고 ‘진격의 거인’ 추격… K-애니 두각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7.31 14:03  수정 2025.07.31 16:18

'킹 오브 킹스'가 개봉 2주 만에 누적 관객 80만 명을 돌파하며 북미에 이어 국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4월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이 작품은 누적 수익 6000만 달러를 기록, '기생충'(5300만 달러)을 넘어 한국영화 북미 흥행 1위에 올랐고, 아시아 애니메이션 기준으로는 역대 2위라는 이례적인 성적을 냈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 16일 개봉 첫날 3만 7734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고, 17일에도 3만 9403명을 기록하며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18일에는 관객 수가 4만 478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순위는 4위로 하락했다. 그러나 19일부터 반등에 성공하며 13만 4875명, 20일에는 12만 8044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초반 조용했던 '킹 오브 킹스'는 주말을 기점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본격적인 흥행 궤도에 진입했다.


2주 차 주말에도 '킹 오브 킹스'는 강세를 이어갔다. 26일 9만 9409명, 27일10만 905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를 유지했다. 상영 횟수가 약 32% 적은 불리한 조건 속에서 이뤄낸 성과로, 콘텐츠 자체에 대한 신뢰와 관객의 자발적 선택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이로써 '킹 오브 킹스'는 올해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가운데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에 이어 흥행 2위에 올라 있으며, 같은 해 개봉한 픽사 '엘리오'를 제친 상태다. 또한 지난해 124만 명을 동원한 '사랑의 하츄핑'과 비교해도 70만 돌파 시점이 5일 빠르다.


'킹 오브 킹스'의 흥행은 작품의 설계와 완성도에서 비롯된 성과다. 종교적 세계관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특정 신념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관계와 감정의 회복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중심에 둔 점이 서사에 깊이를 더했다. 이러한 방향성은 해외 시장에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국내 관객층의 저변을 확장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예수의 이야기는 서브 플롯으로 작동하며, 전체 서사에서 부성애와 관계 회복이라는 주제를 강화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와 같은 구성을 통해 두 인물이 함께 시간을 여행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을 좁혀가는 여정이 중심 축을 이뤄 진입장벽을 낮췄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이례적인 시도가 더해졌다. 제작진은 김우형 촬영감독과 함께 버추얼 프로덕션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했으며, 실제 영화 촬영처럼 카메라를 운용해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의 경계를 허물었다. 언리얼 엔진 기반의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도입해 보다 시네마틱한 영상미를 구현했으며, 이는 상업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드문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더빙 캐스팅에는 16년간 디즈니에서 캐스팅 디렉터로 활동한 제이미 토마슨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으며, 한미 더빙판의 사운드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등을 작업한 호주의 전문 사운드팀이 한 달여 간 공을 들여 제작했다. 이러한 협업 구조는 국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드물게 글로벌 제작 프로세스를 적용한 사례로, 시청각 양면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국내 성우진에는 이병헌, 진선규, 이하늬, 양동근, 차인표 등 연기력과 인지도를 겸비한 배우들이 참여해 주목받았다. 이들의 목소리 연기는 단순한 홍보용 캐스팅을 넘어 이야기의 정서적 밀도를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했고, 감정선의 설득력을 강화했다. 여기에 10년에 걸친 제작 기간 동안 축적된 비주얼 퀄리티와 연출 구성은 상업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설득력을 더욱 견고하게 완성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맞물리며 '킹 오브 킹스'는 유아·키즈 중심의 국산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전 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국산 애니메이션의 흥행 경쟁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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