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주거비 등 생활물가 급등해 가계 부담 심화
재정지원 확대·관세 조정·배달앱 수수료 합리화 등 시급
정부·중앙은행·사회 각 주체 협력 속에 조화롭게 추진돼야
생활물가 안정은 재정지원 확대, 물가 산정 방식 개선, 관세 조정 통한 할인 지원, 배달앱 수수료 합리화라는 대책들의 조화로운 추진이 시급하다. ⓒ 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최근 우리 사회는 생활물가 상승으로 인한 국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5년 7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 대비 2.1% 상승했으며, 식품과 주거비는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과일·채소·육류가격은 OECD 평균의 1.5배를 넘어서면서 서민들의 일상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단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국민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현안이다.
물가 상승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다. 주요 생산국의 회복 지연과 운송비 상승, 원자재 부족 문제가 생산과 유통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과 에너지 가격 불안정은 국제시장을 크게 흔들어 국내 물가에도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 환율 변동까지 더해져 수입 원가 상승과 공급 제약이 겹쳤다.
특히, 주거비 상승은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다른 생활비 지출을 압박하고 있다. 전세와 월세가 꾸준히 올라가면서 필수 소비 중 하나인 식품 구매 여력마저 줄어드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생활물가 상승은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것을 넘어서 국민 경제활동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첫째, 높은 물가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감소시켜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이는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둘째, 취약계층과 중산층의 생활 부담은 더욱 심화되어 사회적 불평등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셋째, 단기적 물가 안정책이 미흡한 경우 오히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해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생활물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재정·관세·수수료 대책이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
첫째, 효과적 재정지원책과 물가 산정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긴급 생활물가 안정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는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재정을 토대로 농축 수산물 할인, 에너지·농식품 바우처 지급 등으로 가계의 소비 부담을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또한, 생활비 상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 식품 구입 바우처 등을 확대 지급하여 물가상승에 대한 소비자 체감을 줄여줘야 한다.
한편, 효과적 통화정책의 기초가 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정의 정확성이 제고돼야 한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정 방식은 미국에 비해 바스켓 품목 수(약 460개)가 적고, 구성 갱신 주기가 2~3년에 한 번으로 길어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와 가격 변동을 신속하게 반영하기 어렵다.
또한, 자가 주거비를 포함하지 않는 등 주거비 비중이 9~10%에 불과해 실제 생활비 부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미국은 바스켓을 세분화하고 매년 갱신하며 자가 주거비를 포함해 주거비 비중이 약 32%로 현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한국의 공식 물가 지표는 국민 체감 물가 상승과 괴리가 생기고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시의적절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바스켓 품목 확대·세분화, 갱신 주기 단축, 자가 주거비 포함 등의 방식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물가 통계의 현실성을 높여 통화 정책의 효과와 신뢰도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관세 조정을 통한 가격 할인이 가능토록 조치해야 한다. 정부는 과일류뿐 아니라 채소, 축산물, 가공식품 등 생활 필수 농축·수산물 전반으로 한시적 관세 인하 또는 할당관세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 이는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이다.
관세 인하는 수입 원가를 낮춰 도매 및 소매 가격에도 할인의 여지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갑작스런 국제 곡물가 상승, 기후 이상에 따른 수급 불안 등 외부 충격이 예상될 때 한시적으로 관세를 조정해 가격 상승 압력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한국은 자영업자 비중이 높고, 외식업 등에서 배달앱 이용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높은 수수료가 생활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일부 플랫폼의 수수료율은 10~20% 이상에 달해 자영업자의 이윤을 크게 줄이고 이는 메뉴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생활물가 안정 대책을 논의할 때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포함하는 것이 필수적인 이유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과 산정 구조의 투명성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불합리하게 과도한 수수료를 제한하고 수수료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여 자영업자가 합리적인 조건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생활물가 안정은 재정지원 확대, 물가 산정 방식 개선, 관세 조정 통한 할인 지원, 배달앱 수수료 합리화라는 대책들의 조화로운 추진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 사회 각 주체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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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 / 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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