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둘 죽이고 가방에 넣어 버린 한인 엄마…충격의 사건 전말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09.23 15:43  수정 2025.09.23 15:48

7년 전 뉴질랜드에서 어린 자녀 2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창고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 엄마가 유죄 평결을 받았다.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 고등법원 배심원단은 이모(44)씨가 자신의 자녀들을 살해한 뒤 수년간 방치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씨는 2018년 6월 9살 딸과 6살 아들에게 항우울제를 넣은 주스를 먹여 숨지게 한 혐의가 인정됐다.


그는 2017년 남편이 암으로 숨진 후 약 7개월 만에 자녀들을 살해하고 이들의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오클랜드 한 창고에 보관한 채 한국으로 달아났다. 귀국 후에는 개명 신청을 해 이름을 바꿔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의 변호인들은 재판에서 사건 발생 당시 이씨가 남편의 사망에 따른 충격으로 우울증에 걸려 심신미약 상태였기 때문에 살인 혐의는 무죄라고 주장했다. 또 이씨가 온 가족이 목숨을 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자녀에게 항우울제를 먹였으며, 자신도 항우울제를 먹었지만 복용량을 잘못 계산해 이후 깨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이씨가 우울증을 앓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심신미약 변호를 뒷받침할 만큼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씨가 자녀들 없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냉정한 이기심에서 그들을 살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자녀들의 시신을 유기한 창고의 임대료 납부를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창고 보관 물품이 온라인 경매에 넘어가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2022년 8월 창고 내용물을 낙찰받은 현지 주민이 가방에서 아이들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이씨는 그해 9월 울산에서 검거된 뒤 뉴질랜드로 송환돼 구속됐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씨는 과거에 뉴질랜드로 이주해 현지 시민권을 얻었다.


약 2주간 계속된 재판 동안 이씨는 법정에서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침묵을 지켰다.


이씨에 대한 최종 선고 공판은 11월26일 열린다. 뉴질랜드에서 살인죄는 무기징역형이 선고되며, 이 경우 최소 10년을 복역해야 가석방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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