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켜고 보는 영화?…극장가, 몰입· 경험 강화 위한 생존 실험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11.03 14:01  수정 2025.11.03 14:01

메가박스가 ‘반딧불만없음 프로젝트’를 통해 상영 중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LED관의 높은 밝기를 활용해 불을 완전히 끄지 않은 채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긴급한 연락을 받아야 하는 관객이나 어두운 환경이 불편한 관객을 위한 취지다.


동시에 숏폼 영상이나 SNS를 자주 이용하는 MZ세대의 관람 패턴을 반영해, 극장 내 이용 문화를 다양화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달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LED관 일부 회차에서 진행됐다. 관객은 휴대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고, 촬영이나 플래시 사용만 제한됐다.


상영 방식에 대한 의견은 다양했다. ‘극장은 어두워야 몰입이 된다’는 전통적 관람 인식과, ‘시대 변화에 맞춘 유연한 도전’라는 의견이 나란히 공존했다. 이같은 반응은 극장이 ‘몰입의 공간’으로 남을 것인지,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할 것인지 극장의 방향 모색으로 이어진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5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극장 매출은 4079억 원, 관객 수는 425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2%, 32.5% 감소했다. 산업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극장은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체험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CJ CGV는 ScreenX, 4DX, IMAX 등 기술 특화관을 앞세워 집이나 OTT 콘텐츠로는 경험할 수 없는 감각적 몰입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만 136개의 특별관을 운영 중이며, 4DX와 ScreenX는 각각 70개국, 48개국에 진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극장만의 기술 체험을 확장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홍대입구에 오감형 상영관 ‘라이브 시네마’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6월 합정에 전시와 상호작용을 결합한 ‘랜덤스퀘어 갤러리’를 개관했다. 지난 10월 31일 핼러윈 데이를 기념해 공포 영화를 보고 싶지만 무서워하는 관객을 위한 ‘겁쟁이 상영관’을 운영하며 관람 경험의 폭을 넓혔다.


메가박스 역시 팬덤 중심의 참여형 상영을 꾸준히 확대 중이다. 최근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주술회전: 회옥·옥절’의 굿즈 상영회, 영화 장면에 따라 색이 바뀌는 응원봉을 활용한 리액션 상영회를 진행했다.


싱어롱 상영회와 응원봉 리액션 상영회 등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멀티플렉스 3사가 공통적으로 밀고 있는 ‘팬덤 영화’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3대 멀티플렉스의 실험은 OTT 시대에 맞서는 극장만의 경쟁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각 사는 관객의 취향 변화에 대응하며, ‘어떻게 관객을 다시 상영관으로 불러들일 것인가’라는 공통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달라진 관람 문화를 반영해 극장을 찾고 싶은 공간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가 산업 위축 속에서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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