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또는 아이와 함께하는 육아 일상을 포착하던 방송가가 ‘다양하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출산의 감동을 강조해 호불호를 야기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레즈비언 엄마와 게이 아빠의 이야기로 ‘가족의 의미’를 확대하고 다큐멘터리로 깊이를 더하며 ‘저출생 시대’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 중이다.
최근 화제되는 예능 중 하나인 ‘이웃집 가족들’은 사유리, 홍석천, 김규진, 곽범 등이 육아 일상을 전하고, 고민을 나누는 예능이다. 콘셉트는 익숙하지만, 애 둘 아빠인 탑 게이 홍석천과 혼자 아기 낳은 싱글맘 사유리, 유부녀 레즈비언 엄마 김규진 등 그간 예능에서는 본 적 없는 조합으로, 프로젝트성 예능임에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웃집 가족들 영상 캡처
특히 KBS의 저출생위기대응방송단이 제작한 예능으로 더욱 의미 있었다. KBS 정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유튜브의 2부작 예능으로 파격성은 유지하되 이를 통해‘정상 가족’의 틀에서 벗어나 ‘저출생 시대’, 진짜 ‘필요한’ 주제를 던진 것이다.
이 방송에서 홍석천은 입양한 조카들의 졸업식 등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정상 가족’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겪을 수 있는 애환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유리는 KBS2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이 확정된 후 KBS 앞에서 벌어진 반대 시위를 언급, 달라진 듯, 여전히 이어지는 따가운 시선을 꼬집기도 했다. 나아가 이들이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어떤 현실을 영위 중인지도 함께 전하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가족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그간, 결혼과 출산, 육아의 행복감을 강조하는 여느 예능과는 사뭇 다른 결이었다. 사유리의 출연으로, 육아의 의미를 한 뼘 확장했음에도, 부모와 아이의 육아 일상을 전하는데만 초점이 맞춰진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물론, 출산의 감동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호불호를 야기한 TV조선 ‘우리 아기가 또 태어났어요’ 등 기존의 예능들은 결혼과 출산, 육아에 관심 없는 시청자까지는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혼 혹은 육아 일상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춘 예능은, 다소 자극적인 장면들만 화제되며 오히려 ‘비혼을 권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까지 했었다. 대표적으로 ‘우리 아기가 또 태어났어요’는 출산의 현장을 직접 포착해 생명 탄생의 감동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적나라한 출산 장면으로 ‘자극성’을 노린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었다.
‘이웃집 가족들’이 재미에, 주제의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면, ‘깊이’에 방점을 찍은 다큐멘터리도 이어진다. EBS에서는 ‘다큐멘터리 K - 인구대기획 초저출생 : 골든타임’을 통해 저출생 문제를 다각도로 심도 있게 다뤄 호평을 받았다. 5부작으로 구성된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다둥이네 일상을 조명하는가 하면, 둘째를 망설이는 부부들의 현실을 파고들며 지금, ‘인구 절벽’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를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봤다. 실험 카메라를 통해 부부들의 속내를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저출생 문제의 본질을 공감 가게 풀어내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공영방송의 ‘공적 의미’는 지키되, 나름의 방식으로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이웃집 가족들’의 곽범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담긴 그림책을 통해 젠에게 생각의 틀을 넓힌다는 말에 “방송을 하면 늘 배우지만, 오늘은 정말 많이 배운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육아의 행복감만 강조하는 일차원적인 접근이 아닌, 흥미와 깊이를 놓치지 않기 위한 고군분투에, 시청자들 또한 댓글로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며 의미를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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