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김길리. ⓒ 뉴시스
우여곡절 끝에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건 ‘람보르길리’ 김길리(21·성남시청)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길리는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8초614를 기록, 5명 중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베테랑 최민정(성남시청)이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충격 속에 홀로 결승 무대에 선 김길리는 부담 속에 잔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 코트니 사로(캐나다), 공리(중국),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메달을 놓고 경합했다.
아웃코스에서 스타트를 끊은 김길리는 좀처럼 앞으로 나오지 못했다. 앞선 선수들을 지켜보며 인코스 진입을 노리던 김길리는 4바퀴 때부터 속도를 높였다.
세 번째로 올라오면서 추월을 노렸다. 2바퀴 남은 시점에는 2위로 올라왔다. ‘람보르길리’라는 별명답게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끌어올려 잠시 선두에 나섰다. 하지만 초반 레이스에서의 격차를 만회하는데 체력을 쏟은 김길리는 몸싸움에서 밀렸고, 이후 속도를 높이지 못하면서 벨제부르와 사로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더 이상 밀리지 않았지만 더 이상의 추월도 없었다.결국 벨제부르-사로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김길리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길리는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최민정-임종언-황대헌 등 혼성 계주에서 함께 호흡한 선수들이 있는 펜스 쪽으로 다가가 눈물을 훔쳤다. 최민정이 “정말 잘했다. 수고했다”라고 격려했지만, 김길리는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동메달도 대단한 성과지만 5위에서 3위, 3위에서 1위까지 치고나갔던 레이스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았다. 순간적으로 금메달이 눈에 보였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응원하는 가족들이 떠올라 잠시 눈물도 훔쳤다.
레이스 당시를 떠올린 김길리는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잠시 1위로 올라서 기뻤다. 그런데 벨제부르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다”며 “결선에서는 넘어지지 않고 경기를 치르는 게 목표였다. 넘어지지 않고 내 자리를 지키려 했다. 후회 없이 1000m를 마쳐 후련하다”고 말했다.
이어 “존경하는 (최)민정 선배로부터 칭찬들을 들어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김길리에게 첫 올림픽 무대는 가혹했다. ‘우여곡절’ 그 자체였다. 혼성 계주 2000m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진 미국 선수와의 충돌로 인한 탈락, 여자 500m에서도 불운 속에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1000m에서도 준결승에서 경쟁자의 반칙으로 밀려 넘어졌다. 다행히 어드밴스를 받아 결승에 진출했다.
김길리는 어려운 상황을 겪으며 메달을 획득, 이제는 자신감이 붙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나의 자리(레이스)를 지키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다. 동메달을 목에 건 김길리는 믿음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길리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더니 더 높은 곳을 보게 된다. 자신감도 붙었다. 더 자신 있게 남은 레이스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값진 동메달을 수확한 김길리는 주종목 1500m 예선과 3000m 계주 결승을 앞두고 있다. 모두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다.
쇼트트랙 김길리.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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