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한 시골 학교에 투척된 '새 얼굴'... 김태리·최현욱, 예능판 신선한 바람 될까 [D:방송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2.27 08:45  수정 2026.02.27 08:45

전현무, 유재석 등 특정 예능인들이 여러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발생하는 '출연진 돌려막기'가 예능계의 고질적인 식상함을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박나래, 키 등 장수 예능의 핵심 멤버들이 연이어 하차하며 생긴 공백을 기존 인물들이 다시 메우는 구성이 반복되는 가운데,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배우 김태리와 최현욱이 전면에 나선 tvN '방과후 태리쌤'이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tvN '방과후 태리쌤' 영상 캡처

26일 화제성 조사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방과후 태리쌤'의 김태리는 방송 첫 주 만에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 1위에 등극했다. 폐교 위기의 시골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연극을 가르친다는 설정은 자칫 다큐멘터리처럼 슴슴하고 단조롭게 흐를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지난 22일 베일을 벗은 방송은 예상 밖의 리얼리티로 가득했다. 빈틈없어 보이던 완벽주의 배우 김태리가 자유롭게 뛰노는 아이들 앞에서 겪는 불안함과 날 것의 멘붕은 연출된 웃음을 넘어선 생동감을 선사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지 못한 것 같다며 눈물을 보이거나, 예상대로 수업이 흘러가지 않자 분노에 차오르는 김태리의 민낯은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당혹감을 안겼다.


이 같은 뉴페이스의 등판은 고착화된 예능 판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나 혼자 산다', '놀라운 토요일', '런닝맨' 등 장수 예능들은 수년째 고정된 멤버 구성으로 약속된 '티키타카'를 반복하거나, 핵심 출연진의 이탈 이후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화제성이 하락하는 추세다.


정교한 포맷이 뒷받침 돼도 출연진의 리액션이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갇히면서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임계점에 달한 것이다. 이 지점에서 예능 초보들이 던지는 예측 불허한 의외성은 식상함에 지친 대중의 시선을 끄는 주효한 장치가 됐다.


단순히 배우의 인지도에만 기대지 않은 점도 영리했다. 2022년 tvN에서 방영한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처음 만난 김태리와 최현욱은 시상식 또는 사석에서 '남매 케미'를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검증된 관계성을 예능으로 끌어와 열정 과다 선배와 쩔쩔매는 후배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재조합했다.


잔뜩 긴장한 최현욱과 그런 그를 엄격하게 이끄는 김태리의 티격태격하는 쫄깃한 관계성은 연극 수업의 소재적 한계를 지워냈다. 이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공익적 프레임을 넘어 순수한 예능적 재미를 확보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다만 첫 방송 시청률이 1.6%(닐슨코리아 기준)라는 낮은 지점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초반의 신선함을 장기적인 흥행 동력으로 가져가 실질적인 시청층 유입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주연급 배우들의 단발성 예능 나들이를 넘어, 이들이 고립된 예능 판도에 실질적인 세대교체 혹은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앞으로 합류할 강남, 코드 쿤스트 등 예능 베테랑들이 배우들의 서툰 열정을 어떻게 세련된 웃음으로 가공해 시너지를 만들어낼지도 주목된다. 예능의 완성은 정교한 시스템보다 '누가 어떤 리얼리티를 보여주는가'에 있다는 것을 김태리와 최현욱이 증명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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