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허물었지만…성장 위해 필요한 코미디언들의 자세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3.02 09:21  수정 2026.03.02 09:27

이수지·이수지·정이랑 등 코미디언들, 유튜브 플랫폼 활약

스탠드업 코미디 개척한 김동하 등...메타코미디가 연 가능성

TV 프로그램에서 콩트로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는 약세지만, 오프라인 공연으로 힐링하는 관객부터 1분 내외의 쇼츠로 만들어진 ‘생활밀착형’ 코미디를 즐기는 시청자들까지. 스펙트럼은 넓어지고 있다.


ⓒ숏박스 영상 캡처

대표적으로 ‘부캐’(부캐릭터)를 통해 일상생활의 한 단면을 유쾌하게 담아내는 콘텐츠는 유튜브 플랫폼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장르가 됐다.


38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숏박스는 최근까지도 연봉협상에 임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리얼하게 포착하는가 하면, 장기 연애 커플이 지인들에게 청첩장을 전달하기 전 할 법한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내며 200~3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핫이슈지’를 통해 활약 중인 이수지, ‘정이랑의 진기명기’로 주목받는 정이랑 등 연기력과 끼, 통찰력을 장착한 코미디언들이 유튜브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활약 중이다. ‘핫이슈지’의 이수지는 이 채널을 통해 자식 교육에 열성인 일명 ‘강남 학부모’, ‘가식’이 일상인 브이로거의 하루를 실감 나게 담아내 호평을 받았고, 정이랑은 1990년대 피아노 선생님을 리얼하게 묘사해 추억을 소환했다.


특히 이들은 임팩트 있는 리얼한 장면이 1분 내외의 쇼츠 영상을 통해 회자되면서 각종 부캐와 밈을 양산, 코미디 트렌드를 주도 중이다.


오프라인 공연도 활발해졌다. 유튜브 플랫폼에서 각광받는 숏박스는 물론, 피식대학과 곽범, 이창호를 비롯해 ‘스탠드업 코미디’로 화면 바깥에서 관객들과 소통 중인 김동하까지. 다양한 코미디언들이 소속된 메타코미디가 대표적이다.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2024년 개관한 메타코미디클럽에서 오프라인에서 관객들을 만나던 메타코미디는 올해 3월 아카데미를 개설해서 코미디언 지망생들까지 아우를 예정이다.


메타코미디 소속 코미디언은 물론, 연기자의 연기 레슨과 발성, 표현 등 코미디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함께 결과물을 완성하며 새로운 코미디언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방송사의 공채 발탁 또는 소극장에서 경험을 쌓는 시스템 외에, 또 다른 선택지를 열어 코미디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때 코미디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표현의 자유’는 커지고 있다. ‘연기력’에 방점 찍은 스케치 코미디가 흥하는가 하면, ‘19금 관람불가’를 노린 오프라인 공연에 관객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등 엄격한 심의를 거치는 TV 플랫폼 바깥에서 시도되는 ‘도전’에 장르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이 특히 긍정적이다.


‘강남 학부모’의 ‘열정’을 ‘사교육 열풍’ 트렌드와 연결 지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꼬집은 이수지는 물론, 김동하와 이상준은 스탠드업 코미디로 전국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다만 과감한 도전 뒤 아직 갖추지 못한 노하우는 코미디 콘텐츠의 ‘한계’가 되기도 한다. 경북 영양을 방문해 지역 제과점의 제품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인 피식대학은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요리 계급 전쟁’의 한 여성 셰프에 “데이트 하자”는 선 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었다. 출연하지도 않은 9살 연하 여성 셰프를 향해 무례한 발언을 한 출연자도 문제지만, 이를 거르지 못한 채널 측의 안일함도 문제가 됐었다.


메타코미디 정영준 대표는 “아직은 시행착오를 통해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노력 중이니 잘 지켜 봐달라”고 당부했다. ‘틀’을 깨며 웃음을 유발하는 자세하 필수인 코미디의 특성상, 이제 새 장르를 개척 중인 코미디 시장에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KBS ‘개그콘서트’와 같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중요도는 하락한 요즘,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가능성을 개척하는 자세는 높이 평가할만하다. 정 대표의 말처럼, 시행착오를 통해 한국 코미디만의 적정선을 찾아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성장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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