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독주 속, 공포·애니·팬덤 무비 각개약진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3.02 09:47  수정 2026.03.02 09:47

‘왕사남’이 견인하는 시장, 중소·특화 콘텐츠가 채우는 틈새 구조

현재 극장가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84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작품은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천만을 향해가고 있다. 다만 흥행 지표가 한 작품에 집중돼 있음에도, 극장 내 관람 흐름이 완전히 단일화된 것은 아니다. 공포, 애니메이션, 실사화, 팬덤 기반 영화들이 각자의 타깃층을 형성하며 병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개약진의 선두에는 장르적 쾌감에 충실한 작품들이 자리한다. 공포물 '귀신 부르는 앱: 영'은 7만 관객을 동원하며 장르 마니아들의 발길을 이끌었고, '센티멘탈 밸류'와 '햄넷' 역시 각각 3만과 2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소규모 배급의 한계를 뚫고 유의미한 지표를 기록했다.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개봉한 '신의 악단'의 끈기 있는 흥행세도 눈에 띈다. 개봉한 지 두 달이 넘어가며 해를 넘긴 시점에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5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여기에 신작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아티스트 우즈의 세계관을 담은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극장가에 새로운 동력을 더했다. 곧 발매될 첫 정규 앨범의 핵심 키워드 반항에서 출발해 뮤직비디오를 넘어선 서사를 구현한 이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누적 관객 1만 명을 넘어섰다. GV와 무대인사 전 회차 역시 매진되며 팬덤 기반 흡수력을 입증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실사화 작품 '초속 5센티미터'와 애니메이션 '호퍼스'의 등장도 관람층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원작의 정서를 실사로 옮긴 '초속 5센티미터'는 원작 지지층과 실사 영화 관람객을 동시에 끌어들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디즈니·픽사 '호퍼스' 또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애니메이션 장르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작품들의 선전으로 박스오피스는 한 편의 대형 흥행작과 다양한 취향의 작품들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띄고 있다. 이는 상업 영화의 독주 속에서도 명확한 타깃과 차별화된 콘셉트를 가진 중소·독립 규모의 영화들이 이 일정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우즈 '슬라이드 스트럼 뮤트'는 음악과 영화, 앨범과 스크린을 연결하는 크로스오버 프로젝트가 극장에서 일정한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단편이나 쇼트 필름 형식이라도 팬덤 기반과 완성도가 결합된다면 박스오피스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다.


이러한 공존은 국내 극장가가 특정 흥행 공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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