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모즈타바에 '충성명세'
이란의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2024년 10월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헤즈볼라 사무실을 방문한 모습. ⓒ AFP/연합뉴스
이란의 3대 최고지도자에 알리 하메네이의 둘째아들 모즈타바 하네메이(57)가 선출됐다. 아버지 하메네이 못지 않은 강경파로 분류되는 모즈타바가 선출된 만큼 미국과의 전쟁이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 회의는 8일(현지시간)을 통해 “신중하고 광범위한 검토 끝에 오늘 열린 특별 회의에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호세이니 하메네이를 전문가회의 대표들의 결정적 투표에 따라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신성한 체제의 세 번째 지도자로 임명하고 소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라께서 그를 보호하시기를”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군사·경제 핵심 세력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모즈타바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
성직자 88인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는 모즈타바 추대 성명에서 지난달 미국·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한 전임자 알리 하메네이를 ‘위대한 지도자’이자 ‘‘순교자’로 지칭했다. 페르시아어로는 ‘라흐바르’라고 불리는 최고지도자는 이란의 입법·사법·행정을 초월하는 ‘신의 대리인’으로 군림하는 존재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임명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강경파들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다는 메시지이며, 당분간 변화가 거의 없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37년간 이란을 철권통치했던 하메네이는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사했다. 이후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기구인 전문가회의가 소집돼 후계 구도를 논의해왔는데, 모즈타바는 정부 요직을 지낸 적이 없음에도 하메네이의 유력한 후계자 후보로 거론돼 왔다.
1969년생인 모즈타바는 이란 내 이슬람 시아파 최대 성지 중 하나인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하메네이의 여섯 자녀 중 둘째 아들이다. 하메네이가 팔레비 왕정에 맞선 ‘혁명가’로 활동하던 시기에 성장했다. 어린 시절 비밀경찰 사바크(SAVAK)가 아버리를 체포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는 등 정치적 격동기 속에서 의식을 형성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그는 테헤란의 엘리트 학교인 알라비 고등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이후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밀접한 인연을 맺었다. 당시 부대에서 만난 혁명수비대 정보수장 호세인 타에브 등과 관계를 공고히 했다.
그는 공식 직책은 거의 없지만,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정치·군사 등 영역에서 ‘막후 실세’로 불리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란 야권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실의 핵심 인물로 활동하며 정부 주요 인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앞장섰던 이란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 바시즈의 실질적 수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강경파’ 모즈타바의 이란은 앞으로 ‘결사항전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미 “하메네이 후계자가 누가 되든 제거할 것”이라며 ‘참수 작전’을 계속할 것이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와 관련해 “그는 우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역시 “하메네이의 후계자는 반드시 제거할 것”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은 이날 모즈타바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며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왜 (아들을 후계자로 세우지 말라는) 아버지의 유언장을 불태웠나”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생전 하메네이는 ‘아들을 최고지도자에 임명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0
0
기사 공유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