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길 막히면서 원유 저장 공간 부족
“이라크·UAE·쿠웨이트, 감산 들어가”
쿠웨이트·카타르 등 ‘불가항력’ 선언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이란 테헤란의 한 정유저장시설에서 8일(현지시간)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도미노가 현실화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 길이 막히면서 원유 저장 공간이 부족해진 중동 산유국들이 잇따라 생산을 줄이면서 감산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원유 시장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8일(현지시간) 이라크의 주요 남부 유전의 원유 생산량이 70% 급감해 하루 130만 배럴에 그쳤다. 전쟁 발발 이전에는 이 지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430만 배럴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도후크주에서는 미국 HKN에너지가 운영하는 사르상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은 뒤 하루 3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 이라크 남부 유전의 생산 및 수출을 관리하는 바스라 석유공사(BOC) 관계자는 “원유 저장이 최대 용량에 도달했다”며 대규모 감산 이후 남은 생산량은 자국 내 정유시설에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라크의 원유 수출도 급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라크의 원유 수출량은 이날 기준 하루 평균 약 80만 배럴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라크 석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이라크 남부 유전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333만 4000배럴 수준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가 이미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피하면서 원유를 실을 수 있는 유조선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다른 국가들도 감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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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유일의 정유시설을 운영하는 밥코 에너지스는 최근 자사 정유 단지에 대한 공격 여파로 9일 그룹 운영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은 전쟁, 자연재해 등 통제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조항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앞서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PC는 7일 성명을 통해 “쿠웨이트에 대한 이란의 계속된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에 대한 위협에 따라 예방적 조치로 원유와 정제 처리량을 감축한다”며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여파로 아라비아만에서 원유를 운송할 선박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KPC 측의 설명이다.
세계 2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 카타르는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최대 LNG 생산시설이 타격받자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하고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라스타누라 단지가 드론 공격을 받자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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