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에스파·스트레이 키즈 뮤비 제작한 SL8팀 참여…누에라 정체성 팝아트적 감성으로 재해석
쇼츠, 릴스 등 짧은 길이의 영상물들만 소비되는 현재 가수가 곡 안에 담아낸 상징과 그들의 세계관, 서사를 곱씹어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아티스트가 담아낸 '작은 영화'인 뮤직비디오를 충분히 음미해보려 합니다. 뮤직비디오 속 이야기의 연출, 상징과 메시지를 논하는 이 코너를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재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그룹 누에라(NouerA)가 9일 세 번째 미니앨범 '팝 잇 라이크'(POP IT LIKE)를 발매했다. 그간 시공간을 초월하는 에이전트로서 세계관을 구축해온 이들은 이번 앨범에서 잠시 무거운 임무를 내려놓는다. 대신 멤버 각자가 지닌 본연의 에너지와 젊음 그 자체를 터뜨리는 데 집중하며, 팀의 새로운 챕터를 선언했다.
ⓒ누아엔터테인먼트
줄거리
뮤직비디오는 소소하지만 엉뚱한 일상의 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멤버들이 음료 자판기 밑에 떨어진 동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갑자기 거대한 동전 더미가 쏟아지며 멤버 린이 그 위에 파묻히듯 눕게 된다. 평범했던 일상은 이 '행운의 코인'을 발견한 순간부터 유쾌한 하이스트 무비(Heist Movie)로 변모한다.
멤버들이 획득한 코인을 노리는 주변 사람들의 눈이 금화 모양으로 변하며 이들을 추격하기 시작하고, 누에라는 추격자들을 비웃듯 자동차를 타고 도심을 질주한다. 은행에 당도한 이들은 무한대로 쏟아져 나오는 영수증과 돈뭉치 속에서 마치 축제를 즐기듯 퍼포먼스를 이어간다. 특히 돈다발 속에서 여유롭게 포즈를 취하거나 칠(Chill, 여유로운)한 제스처를 취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이전의 긴장감 넘치는 에이전트 모습과는 180도 다른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영상의 피날레는 거대한 은행 건물을 폭파한 뒤, 흩날리는 지폐 사이에서 원을 그리며 누운 멤버들의 모습으로 장식되며 완벽한 해방감을 시각화한다.
해석
이번 뮤직비디오 속 코인과 돈다발은 단순히 물질적 부가 아닌, 누에라가 이번 앨범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청춘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매개체다. 자판기 밑 작은 동전에서 시작해 은행 전체를 장악하고 끝내 폭파하는 서사는, 작은 초심에서 시작해 세상을 뒤흔들 에너지를 터뜨리겠다는 '팝 잇 라이크'의 포부와 맞닿아 있다. 금화 눈을 가진 추격자들은 세속적인 시선이나 방해 요소를 상징한다. 하지만 누에라는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들만의 리듬으로 춤춘다. 이는 위험을 겁내지 말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지점이다.
또한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세븐틴 '음악의 신', 에스파 '스파이시'(Spicy), 스트레이 키즈 '케이스 143'(CASE 143) 등의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SL8 팀이 참여해 누에라 특유의 정체성을 팝아트적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돈다발이 쏟아지는 은행이라는 클래식한 공간을 힙합적인 놀이터로 치환하며, 서사를 넘어 에너지 자체로 소통하는 누에라의 전환점을 명확히 짚어냈다.
ⓒ누아르 '팝 잇 라이크' 뮤직비디오
총평
타이틀곡 '팝 잇 라이크'는 서정적인 오케스트라 인트로로 기대를 모은 뒤, 곧바로 파격적인 트랩 사운드로 반전을 선사한다. 엑소 레이(LAY)가 프로듀서로 참여해 성장할 수밖에 없게끔 지독하게 트레이닝했다는 멤버들의 증언처럼, 보컬과 퍼포먼스의 밀도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댄스 크루 위댐보이즈가 맡은 안무는 특유의 여유로운 에이(A) 포즈를 시그니처로 활용하며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이번 활동은 누에라에게 약 8개월 만에 내놓은 신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복잡한 세계관의 틀 안에서 잠시 벗어나, 지금 이 순간 가장 뜨거운 청춘의 정체성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쇼케이스 현장에서 보여준 멤버들의 독기 어린 눈빛과 무대 위에서의 여유는, 이들이 왜 5세대 가요계의 강력한 에이스인지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한줄평
임무 완수보다 짜릿한 해방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