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의 천국’ 명성 잃고 외국인 탈출 줄이어
지난 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한 산업단지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 이후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있다. ⓒ AP/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미국·이란전쟁 발발 2주 만에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미국의 동맹국을 노린 이란의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이 잇따르면서 불안해진 부유층 외국인들이 다른 나라로 대거 탈출한 까닭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이 지난달 28일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주변 걸프 국가의 주요 공항과 인프라에 드론과 미사일을 퍼부으면서 수만 명의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두바이를 떠났다. 이란이 발사한 반격 무기 중 3분의 2 이상이 UAE에 쏟아졌다.
미국 분쟁관련 비정부기구인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개전 후 초기 나흘간 이란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는 이스라엘이 아닌 UAE였다. 서방 국가들과 긴밀한 군사·정보협력을 하는 점과 두바이가 가진 글로벌 금융·휴양 중심지로서의 위상 때문에 주요 공격 목표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UAE의 다른 에미리트(구성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석유자원이 적은 두바이는 그동안 소득세와 재산세, 상속세를 면제하고 사업·은행업을 유치하며 관광 자원을 집중시키는 식으로 도시를 발전시켜 왔다. 이에 따라 두바이 거주자의 90% 이상은 외국인들로, 소득세·양도소득세·상속세가 없다는 점 때문에 특히 슈퍼리치가 밀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들이 전쟁 공포에 대거 이탈하면서 두바이에서는 해변의 주점·쇼핑몰·호텔 등 다중 밀집시설이 텅텅 비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초호화 저택과 호텔뿐 아니라, 두바이의 유명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 위치한 페어몬트 호텔도 큰 피해를 입었다. 다른 걸프 국가와 달리 석유자원이 별로 없어 관광산업 의존도가 큰 두바이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공동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칼레드 알메자이니 UAE 자이드대 교수는 “두바이는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며 “향후 10~20일 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관광이나 항공, 외국 사업체, 석유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제선 여객 수 1위를 기록했던 두바이 국제공항은 이란의 드론 공격 이후 항공편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다가 2일부터 제한적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7일 또다시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현재도 영공 폐쇄 등을 이유로 축소 운항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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