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이란 축구대표팀의 안전 문제 언급
과거에도 NFL, NBA, 골프 등과 정치적 마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P=뉴시스
그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리고 정치와 무관한 스포츠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참가를 환영하지만, 그들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할 때 그들이 그곳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월드컵 개최국의 정상이 안전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는 점은 사실상 ‘월드컵 출전 불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이란 축구대표팀은 하필이면 조별리그 3경기 모두를 미국에서 치른다.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에서 2경기,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1경기가 예정된 이란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인해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이란의 아흐마드 도냐말리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부패한 정권(미국)이 우리 지도자(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 우리 선수들은 안전하지 않다"라며 월드컵 불참의 뜻을 밝혔다.
정치적 갈등과 연루되는 것을 경계해 온 FIFA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란의 출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던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바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공염불이 되는 분위기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당연히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SNS에 올린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P=뉴시스
스포츠계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트럼프의 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미국프로풋볼(NFL)에서 벌어진 ‘국가 연주 시 무릎 꿇기’ 논란이다. 당시 콜린 캐퍼닉을 시작으로 일부 선수들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선수는 경기장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발언 직후 NFL 전체가 정치 논쟁에 휘말렸다. 스포츠가 사회적 갈등의 중심으로 떠오른 장면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같은 해 NBA 챔피언에 오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전통적으로 진행되는 백악관 우승팀 초청 행사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초청을 취소한다”고 맞대응했다.
골프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골프를 적극 지지하며 기존 PGA 투어와의 갈등을 부추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 LIV 대회를 유치, 스포츠의 전통보다는 실리와 정치적 역학 관계를 우선시하는 행보를 보여 비판 받기도 했다.
정치 지도자의 발언이 스포츠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SNS를 통한 직설적인 메시지와 즉각적인 파급력 때문에 그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첫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대형 이벤트이며 수십억 명이 지켜보는 글로벌 축제다. 그만큼 정치적 변수를 최소화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은 스포츠가 가진 순수성을 집어삼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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