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도 ‘가성비’가 필요…시대상 반영하는 요즘 로코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3.15 11:01  수정 2026.03.15 11:01

남친도 구독?… ‘월간남친’, 트렌디한 로코로 주목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청년 현실 앞세웠지만 부족한 디테일로 빈축

남자친구를 ‘구독’ 한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흥미를 유발하는가 하면, 연애에도 ‘효율성’을 적용하는 청년들의 속내를 담아내 공감을 끌어내기도 한다. 로맨틱 코미디(로코) 드라마가 청년들의 ‘현실’을 경유하며 호응을 유도 중이다.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애를 구독하고 체험해 보는 내용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월간남친’은 독특하지만 ‘공감’이 가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 중이다.


현실 생활에 지친 웹툰 PD 미래(지수 분)가 진짜 사랑을 찾는 과정 속,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을 통해 ‘판타지’를 충족하며 대리 만족을 선사 중이다. 다소 황당한 설정일 수 있으나, ‘구독 서비스’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롭게 오가며 ‘월간남친’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미래를 연기한 지수의 부족한 연기력에는 혹평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공감을 바탕으로 한 색다른 재미가 ‘월간남친’의 흥행 원동력이 됐다. ‘워라밸’을 중시하던 웹툰 PD 미래가 ‘가상’이지만 연애 구독 서비스를 통해 활력을 찾는 과정이, 여느 로코와는 다르면서 공감 간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일에 치여 연애를 할 시간도, 에너지도 없는 미래지만 ‘구독 서비스’를 통해 진짜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는 과정은 청년들의 ‘현실’과 멀지 않았다.


미래를 연기한 지수 역시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남자친구들의) 설정이 저마다 달라 정말 각양각색의 데이트를 즐겼다. 정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그 상황에 빠져들었다”고 ‘월간남친’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언급하면서도 “가상현실이지만, 그것이 먼 미래처럼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공감이 됐다. 미래라는 캐릭터는 나와 나이대가 비슷하다. 고민을 하고, 헤쳐나가는 과정이 공감이 갔다”고 ‘리얼리티’를 강조했었다.


JTBC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역시 요즘 청춘들의 감성을 겨냥했다. 사랑을 결심한 여자가 소개팅에 나가 다른 매력을 가진 두 남자를 만나고 끌리고 또 흔들리면서 결국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서 주인공들은 사랑도 ‘효율적’으로 찾는다. 주인공 의영(한지민 분) 역시 미래처럼 일에 치여 사랑을 꿈꾸는 것도 벅차지만 그럼에도 소개팅을 통해 ‘결혼’이라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나간다.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포기하고 빠르지만 확실한 인위적 만남을 추구하는 의영의 면모부터 소개팅에서 MBTI를 공유하며 빠르게 상대의 성향을 파악하는 모습까지. 30대 청춘들의 현실을 가깝게 포착하려는 노력이 이뤄진다.


다만 이 과정에서 30대 미혼 여성을 향해 “나이 많은 여성은 연애 시장에서 경쟁력 없다”는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돼 비판을 받는 등 충족되지 못한 ‘디테일’은 즉각 비판을 받고 있다. “2000년대 드라마에서나 접했을 법한 대사”라는 차가운 반응은 요즘 시청자들의 정서를 채우기 위해선 더욱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익숙함’과 ‘신선함’ 사이,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것은 요즘 로코의 필수다. 해외에서도 K-로코를 향한 선호도가 높으며, 장르물보다는 ‘일상’에 가까운 내용으로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확실한 로코는 방송가의 ‘인기’ 선택지가 되고 있다.


2024년, 변우석-김혜윤 주연의 ‘선재업고 튀어’가 깜짝 흥행에 성공하고, 지난해 윤아-이채민이 주인공으로 나선 ‘폭군의 셰프’가 국내와 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긍정적인’ 사례도 로코의 활발한 제작을 가능케 한 배경이다. 두 작품 모두 처음부터 기대를 받으며 시작하지는 않았으나, ‘선재업고 튀어’는 ‘팬심’과 ‘타임슬립물’의 영리한 조화로 뜨거운 관심을 끌어냈으며 ‘폭군의 셰프’는 ‘대장금’의 21세기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세련된’ 변주로 흥행에 성공을 했었다.


이를 원동력 삼아 ‘색다른’ 로코가 시청자를 만날 준비를 하기도 한다. 올해 기대작 중 하나인 아이유, 변우석이 출연하는 MBC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과 평민의 ‘신분 타파’ 로맨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결국 이어지는 도전의 핵심은 ‘시대상’을 얼마나 절묘하게 반영하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수의 연기력보다 시의적절한 주제로 호평을 받은 ‘월간남친’과 젊은 층의 현실을 소재 삼았지만 결국 그들의 공감을 끌어내지는 못한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의 엇갈린 희비처럼 로코의 ‘강점’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적절한’ 변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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