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美 “트럼프, 이란 하르그섬 ‘원유 시설 공격’도 배제 안 해”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3.16 08:38  수정 2026.03.16 08:58

마이크 왈츠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지난 11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의 군사시설뿐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를 공습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미국이 하르그섬의 원유시설까지 때린다면 ‘파국’적인 결과마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크 왈츠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15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하르그섬의 석유 시설 공격을 검토하고 있나’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선택지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의도적으로 군사시설만 타격했다”며 “그가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까지 타격하고자 한다면 분명히 그 선택지도 열어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앞서 14일 하르그의 해군 기뢰 저장시설, 미사일 벙커 등 90여 개의 군사 목표물을 정밀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석유 인프라는 공격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전역을 공습하면서도 유독 하르그섬은 공격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가 통과하는 ‘목줄’을 파괴할 경우 국제 유가 등 경제적·외교적 여파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르그섬을 “이란의 ‘왕관 보석’(crown jewel·가장 귀중한 자산)”이라고 부르며 “품위를 이유로 이 섬의 석유 인프라는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냥 재미로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열어놨다.


페르시아만 북부에 있는 하르그섬은 이란 해안에서 26㎞,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483㎞ 떨어진 곳에 있다. 이 섬의 크기는 20㎢ 안팎으로 뉴욕 맨해튼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란 석유 수출 물량의 90%가 지나는 핵심 석유 수출 터미널이다. 하루 최대 1000만배럴, 연간 9억 500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다.


하르그섬이 원유 수출 허브가 된 것은 지형 때문이다. 이란 해안선 대부분은 진흙질이고 수심이 너무 얕아 초대형 유조선이 접근하기 어렵지만, 하르그섬 주변은 수심이 깊어 가능하다. 과거 진주와 농산물이 거래되던 무역항이었던 하르그섬은 1960년대 팔레비 국왕 시절, 미국 석유회사 아모코와 합작 투자로 석유 터미널로 개발됐다.


미군의 공습을 받은 이란 핵심 원유 수출 기지 하르그섬. ⓒ EPA/연합뉴스

미국이 하르그섬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장악할 경우 중동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더욱 커지며 유가가 더욱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은 미군이 하르그섬 내 군사 목표물을 타격하자 개전 후 처음으로 비(非) 미국 자산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고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 에너지 시설을 목표로 해 드론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푸자이라 항구의 선적 작업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일시 중단됐다가 15일 재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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