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한 박병호, 안이했던 중국전 "약 될 것"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4.09.28 00:25  수정 2014.09.28 07:37

콜드게임도 노렸던 중국과 준결승..의외로 고전하다 7-2승

박병호, 안일한 플레이 지적 후 긴장의 긍정적 효과 언급

한국 야구대표팀 주장 박병호는 "중국전에서 생겨난 긴장감을 바탕으로 대만과의 결승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한국 '4번타자' 박병호(28)가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중국과의 초반 시소게임의 충격을 털어냈다.

야구대표팀은 27일 문학구장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7-2 승리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박병호는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를 이끌었다.

중국은 일본과의 1차전 0-11,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2차전 몽골에 15-0, 5회 콜드게임승을 기록했지만, 3차전 파키스탄에 9회 6-0 진땀승을 거뒀다. 몽골전을 제외하면 투타에서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중국을 상대로 콜드게임 승리까지 내다봤던 대표팀은 초반 2-2로 팽팽하게 맞서 내심 초조했다.

2-2로 맞선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고, 나성범의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4번타자가 도루를 감행할 것이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못한 중국 배터리는 급격히 흔들렸다.

중국 포수 왕웨이는 2루를 향해 뛰는 박병호를 보며 서둘러 공을 던지려다, 오히려 공을 떨어뜨렸다.

2012시즌 20(홈런)-20(도루) 클럽에 성공한 박병호의 재치가 빛난 순간이다. 박병호의 예상 밖 도루로 1사 2루 기회가 연결됐고, 폭투가 나온 사이 박병호는 3루까지 밟았다. 이어 나성범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3-2로 앞서가는 득점을 올렸다.

류중일 감독은 "박병호의 도루가 경기 흐름을 바꿔 놓았다. 3점 홈런은 결정적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2로 앞선 6회에는 강렬한 빛을 쐈다. 무사 1,2루 타석 세 번째 타석에 등장한 박병호는 상대 투수 류시아의 초구를 통타, 좌중간 담장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아시안게임 2호 홈런이자 7-2로 달아나는 쐐기포(비거리 120m)였다.

박병호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차지하긴 했지만, 대표팀은 예선과 달리 대량 득점에 실패한 이후 동점을 허용하는 등 중국과의 경기에서 고전했다. 이런 흐름을 초래한 것은 과욕 또는 방심에서 비롯된 안일한 플레이였다.

경기 초반 나온 두 번의 오버런으로 대량 득점에 실패한 한국은 중국에 흐름을 내주며 고전했다. 경기 초반 무사 만루 대량 득점 찬스에서 1점을 뽑는데 그치는 등 아쉬운 플레이가 많았다. 결승전을 앞두고 반드시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다.

류중일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과거에도 중국전이 잘 안 풀렸는데 오늘도 초반에 안 풀렸다. 2회 무사 만루 대량 득점 찬스에서 1점밖에 못 낸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박병호는 중국전이 결승을 위한 좋은 약이 됐다는 점을 짚었다.

박병호는 “야수들의 안이한 플레이로 어렵게 갔다. 예선전을 너무 쉽게 통과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이날 경기의 긴장감으로 대만과의 결승전을 오히려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는 듬직한 주장다운 말을 남겼다.

해결사 박병호 말대로 다시 생겨난 긴장감이 눈앞에 닥친 대만과의 결승전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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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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