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자제 'BIFF' 19금 홍보-상영작 논란 '시끌'
'품격' 콘셉트로 여배우들 레드카펫 노출자제 요청
청소년불가 영화 홍보, 다이닝벨 상영 등 갑론을박
비단 부산국제영화제가(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지만 영화제나 시상식 레드카펫의 노골적 노출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그 만큼 흥행이나 세간의 이목을 끄는 데는 분명 확실한 ‘키워드’이긴 하다. 때문에 주최 측이나 스타들이나 버릴 수 없는 부분인 셈이다.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결국 ‘레드카펫 수술’에 들어갔다. 수많은 ‘노출 스타’(?)를 양산했던 과거와는 달리, ‘노출 자제’ ‘품격’ ‘격이 높은 의상’ 등을 요구하며 한층 업그레이드 된 영화제로의 변신을 꾀했다.
지난 2일 부산 해운대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관심 속에 제19회 부산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야외무대에서 열린 레드카펫, 개막식 행사에는 사회자로 나선 배우 문소리와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을 비롯해 정우성 유지태 김희애 구혜선 탕웨이 클라라 이하늬 강예원 수현 정유미 조민수 손현주 등 국내외 유명 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열기를 가열시켰다.
하지만 ‘노출’을 버린 레드카펫은 너무 품격에만 급급한 나머지 큰 이슈를 모으는데 실패한 분위기가 연출됐고, 지상파 3사를 비롯해 부산 경남 방송국인 KNN 마저 경기 인천아시안게임 생중계로 편성했다.
비단 노출이 없었다는 이유뿐만 아니라 올해 유독 작품에 출연한 스타들 위주의 레드카펫 참석이 아쉬움을 더했다는 평이다. 때 아닌 영화제 측의 노출 자제 권고에 이어 APAN 스타로드 블루카펫, 저녁 로드쇼 등 스타들을 가까이 볼 수 있었던 기존의 일정을 파격적으로 없앤 데다 인기 스타 보다 초청작 출연 배우 위주의 레드카펫이 관객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수가 줄어든 데다, 기존 행사들의 축소되면서 좋은 영화 못지않게 스타들의 모습 역시 보고 싶어 했던 관객들의 호응이나 발길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개막작이나 영화 ‘화장’, ‘마담뺑덕’ 등 19금 영화들이 주를 이루는 점 역시 다양한 층의 관객몰이에 실패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노출 자제시킨 레드카펫…‘19금’-‘논란작’ 상영 두고 시끌
여배우들의 노출을 자제시킨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반면 19금이나 수위 높은 영화들이 주로 이슈를 모아 이목을 끌고 있다. 영화의 전당과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7개 극장 33개 상영관에서 79개국에서 초청된 312편의 영화가 관객몰이에 나선 가운데 개막작으로 선정된 대만 영화 ‘군중 낙원’(감독 도제 니우)가 그 첫 테이프를 끊었다.
'군중낙원'은 아역배우 출신인 도제 니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도제 니우 감독이 1960~70년대 대만에서 군생활을 했던 아버지 세대의 추억을 반추해 만든 작품이다. '831' 혹은 '군중낙원'이라 불리는 군영 내 공창을 배경으로 매춘부를 관리하는 주인공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롼징티엔, 첸지안빈, 완치안, 첸이한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다.
영화 ‘마담 뺑덕’ 역시 정우성과 이솜의 파격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으로,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무대인사를 비롯해 각종 인터뷰를 통해 연신 영화 속 정사신에 대해서만 촛점이 맞춰져 아쉬움을 더했다.
'마담 뺑덕'은 불미스러운 일로 지방 소도시에 내려온 학규(정우성 분)와 그와 사랑에 빠지지만 버림받고 복수를 다짐하는 덕이(이솜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 영화 역시 청소년관람불가다.
여기에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상영작 ‘화장’이 음부 노출 등의 파격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부산 해운대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의 시사회가 진행됐다. 월석아트홀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는 여주인공 김호정이 캐릭터를 위해 삭발에 음부 일부를 노출하는 파격 연기를 선보인 이유에 대해 언급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뇌종양을 앓다가 쓰러져 점점 피폐해지는 아내 역을 맡은 김호정은 실제 암투병을 한 사연과 더불어 성기 노출에 대해 “사실 시나리오와는 달랐지만 배우로서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흔쾌히 허락했다”고 털어놨다.
유독 자극적 소재의 영화들이 눈에 띄는 가운데 여기에 올해 영화제 초청작 '다이빙 벨' 상영 중단 요구 논란까지 더해져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또한 영화인들이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행사를 이어가는 등 그 어느때 보다 뜨거운 감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다이빙 벨’ 논란과 관련해 “예정대로 상영키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위는 “영화에 대한 우려와 일부 상영취소 요구가 있었지만 내부 검토를 거쳐 상영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외압에 의해 상영을 취소한 사례가 없었고 예정대로 상영하는 것은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키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다. 보지도 않은 작품에 대해 상영 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영화제의 정체성과 존립을 위협하는 행위다”라고 피력했다.
'다이빙벨'은 진도 팽목항에서 구조 과정을 취재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안해룡 감독이 공동연출한 작품으로, 상영을 두고 부산시가 정치적으로 순수하지 못하며 세월호 유가족에게 상처를 준다는 이유를 꼽으며 상영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영화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 초청돼 6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상영된다.
앞선 3일 영화의 전당 앞에서는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 20여 명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1123인 선언'과 더불어 영화제 기간 동안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추모하는 리본달기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어서 영화제 내내 또 다른 이슈를 모을 전망이다.
노출을 자제한 대신 '논란', '이슈'의 옷을 입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11일까지 열린다. 과연 '품격'의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이번 19회가 마지막에 어떠한 유종의 미를 거둘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폐막작으로는 홍콩 리포청 감독의 '갱스터의 월급날'이 선정됐다. 조진웅 이정현이 폐막식 사회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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