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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설 보도의 한계…현장 포착에도 '돌발 변수'


입력 2016.02.23 09:23 수정 2016.02.23 09:38        민교동 객원기자

지인 증언 아닌 데이트 현장 등 증거사진 포착

최근 남보라 열애 포착 불구 '당일 결별' 발표

최근 배우 남보라가 재벌 2세와 열애설이 불거진 가운데 당일 결별을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 데일리안DB

열애설은 연예계 최고의 뉴스거리 가운데 하나다. 연예인 역시 하나의 직업군으로 그들을 둘러싼 기사의 중심 역시 그들이 하는 일이어야 한다. 배우라면 연기력과 흥행력, 가수는 가창력과 흥행력, 그리고 방송인은 방송 역량과 센스, 그리고 흥행력이 그 중심일 것이다.

물론 이런 기사가 연예계 기사의 주류다. 그럼에도 열애설을 중심으로 한 연예인의 사적인 영역은 연예 뉴스의 중심 영역 가운데 하나다. 아무래도 이는 연예인에겐 그들의 직업적인 역량 뿐 아니라 이미지도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열애설을 비롯한 연예인의 사적인 영역을 둘러싼 기사에는 물론 비난성 댓글도 많다. 이런 영역까지 취재해서 기사화하냐는 지적이 비난 여론의 중심인데, 그럼에도 그런 기사를 대중이 많이 본다. 그만큼 관심이 집중되는 영역이라는 점이다. 연예부 기자들 역시 좋던 싫던 그런 취재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대중이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애설 관련 취재는 어려움이 많다. 기사의 핵심 요건은 팩트다. 여기저기 들리는 풍문은 넘쳐나고 요즘에는 각종 ‘정보지’를 통해 문자화 된 풍문도 많다. 이런 정보지를 중심으로 한 루머와 기사의 차이는 팩트냐 아니냐다. 다시 말해 확인이 됐느냐다.

기사의 취재 과정을 통해 확인된 팩트가 기사이고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풍문이 루머다. 물론 루머 가운데에도 사실로 드러나는 사안이 있다. 그렇지만 모든 루머가 기사화되지 못하는 까닭은 기자는 풍분을 사실로 확인하는 취재 과정을 거쳐야만 하고 사실일 지라도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 열애설 보도에서의 팩트는 지인 등의 증언으로 충분했다. 물론 지인 한 명의 얘기만 들었다고 팩트는 아니다. 나름 기자들은 다양한 창구를 활용해 크로스체킹을 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 지인 한 명에게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루트로 확인과정을 거쳐 팩트라는 확신이 들 때 기사화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열애설 기사는 오보가 되는 경우가 흔했다. 열애설의 경우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 그것으로 오보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다양한 루트로 크로스체킹을 해서 열애설이 팩트라고 확인을 했으며, 실제 해당 열애설이 사실일 지라도 당사가가 아니라고 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연예 매체들은 데이트 현장을 포착해서 열애설을 보도하는 취재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확실한 팩트, 다시 말해 당사자가 부인하려 해도 할 수 없는 데이트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을 확보해서 열애설을 보도하는 것. 이런 경우 연예인들은 무조건 부인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된다. 자칫 거짓말을 한다는 인상을 풍겨 열애설보다 더 치명적인 이미지 훼손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남보라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이를 단독 보도한 한 매체는 “남보라가 3년 전 지인의 소개로 동갑내기인 남자친구 최 모 씨를 만나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남보라와 최 씨가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까지 공개했다. 요즘 연예 매체의 열애설 취재 방식에 충족한 보도였다. 게다가 남자친구 최 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사장 아들인 데다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보라 측의 열애설 인정만 남은 상태다.

그런데 열애설이 보도된 직후 남보라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열애설을 부인했다. 아니 정확히는 열애설 부인이 아니라 결별 발표였다. 소속사 측에서 당사자인 남보라에게 확인해본 결과, 열애 중이었던 것은 사실이나 최근 결별해서 좋은 친구 사이로 남기로 했다는 것.

연예인의 열애설 부인 두 번째 단계는 열애는 인정하면서 최근 결별했다고 밝히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열애 현장이 포착됐을 지라도 열애설은 의미를 잃는다. 결혼은 이혼이라는 공식적인 절차를 밟고 그 근거가 분명히 남지만 열애는 그렇지가 않다. 누구나 사랑하는 이를 만나고 헤어진다.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도 하며 다시 헤어지기도 한다. 열애나 사랑에 명확한 법칙이 없듯이 열애설 보도에도 정확한 팩트란 애초부터 존재하기 힘든 법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열애 보도 하루 전이 마침 밸런타인데이였다. 연예부 기자들 사이에선 열애설 취재가 막힐 때 마지막으로 쓰는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연인들의 명절인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다.

열애설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이날 만큼은 연인을 만나는 만큼 이날 취재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작 연예부 기자는 열애중일 지라도 연인들의 명절을 즐기지 못하곤 한다. 이 매체의 취재진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역시 남보라를 취재했고 그날 최 씨를 만나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포착했다. 다정하게 포옹을 나누는 모습도 담겨 있었다. 이로써 최근에 헤어졌다는 남보라 측의 부인은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배우 남보라가 재벌 2세와 열애설이 불거진 가운데 당일 결별을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SBS 한밤의 TV 캡처

남보라의 소속사인 윌엔터테인먼트는 급하게 두 번째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우선 밸런타인데이에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인정했지만 당시 만남이 데이트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리곤 “두 사람이 연인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고 결별한 건 15일 오전”이라며 “그런데 오늘 열애설 기사가 났다. 그래서 남보라 본인도 굉장히 당황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기막힌 타이밍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남보라 측의 해명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열애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밸런타인데이 당시 두 사람의 만남이 데이트인지 데이트 차원이 아닌 만남인지 구분하지 못했다는 것 역시 이해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열애에는 정답이 없다. 서로의 사랑이 멀어지는 것을 느끼는 연인이 밸런타인데이에 만나 마지막으로 좋은 시간을 가졌지만 결국 헤어지는 게 맞다는 느낌을 공유하고 귀가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깔끔하게 친구로 남기로 한 뒤 아쉬움과 시원한 감정 사이에서 뭔가 혼란스러운 느낌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있는데 엉뚱하게 열애설이 보도된 것일 수도 있다.

남은 것은 이후의 일들이다. 남보라는 비교적 이미지가 좋은 연예인이다. 안티도 거의 없는 편이었다. 이는 독특한 데뷔 과정과 가정환경 때문이다. 연예계 데뷔 전부터 남보라는 다둥이 가족의 장녀로 유명세를 얻었고 가족들을 손수 챙기는 모습을 보여 왔다.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와중에도 별다른 물의 없이 늘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다 보니 남보라 입장에선 이번 열애설 대처와 결별 발표 과정이 연예계 데뷔 이후 첫 번째 악재가 됐다.

다행히 이번에도 평소 탄탄한 좋은 이미지 때문인지 남보라를 향한 악성 댓글은 많지 않다. 다만 이제는 전 남친이 된 최 씨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사장 아들로 알려지면서 최 씨와 최 씨의 가족인 대기업 사장 일가에 대해서는 네티즌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그렇지만 한 때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제는 친구로 남기로 한 사이인 만큼 최 씨와 그의 가족에 대한 대중의 곱지 않은 시선 역시 남보라 입장에선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런 지나친 대중의 관심이 행여 두 사람이 다시 재결합할 여지를 아예 닫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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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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