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브 대통령 결국 직무 정지, 올림픽 괜찮나
최악의 경제위기, 권한 대행 테메르 부통령 어깨 무거워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68)의 탄핵 심판이 시작되어 직무가 정지됐다. 좌파 정권인 브라질 노동자당(PT)이 집권한 지 13년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브라질 상원이 밤샘 토론 끝에 호세프 대통령이 계속된 부정부패와 경기침체로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해 민심을 잃은 것으로 판단, 탄핵 심판 개시에 찬성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 심판 개시에는 브라질 상원 전체의원 81명 중 절반을 넘는 55명이 찬성했고, 반대를 표한 의원은 22명에 그쳤다. 야권은 호세프가 2014년 재선을 앞두고 재정 적자를 줄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국영 은행에서 자금을 불법 전용해 예산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녹색당 알바로 디어스 상원의원은 투표 전 “더는 이러한 범죄를 두고 볼 수 없으므로, 탄핵 심판에 찬성한다”며 “무능력과 범법 행위로 유린당한 브라질은,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연방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 심판 재판부가 최대 180일(6개월)간 심리한다.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호세프 대통령의 권한은 선거 자금 조달 허용치 위반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적 있는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행한다. 테메르 부통령은 지금 수십 년 만에 브라질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막아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인 호세프는 이번 탄핵 심판 절차를 자신을 밀어내기 위한 쿠데타라고 주장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을 비우기 전 짧은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끝이 없다”고 말하며 “이것은 끊임없는 헌신이 요구되는 싸움이다. 이길 수 있는 싸움이고, 이길 싸움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세프가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마우로 기옌 펜실베이니아 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는 “만약 호세프가 끝까지 싸움을 고수하더라도, 브라질의 양극화를 가중할 뿐”이라며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를 악물고 내려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정치는 이미 룰라 전 대통령의 비리 추문과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연루된 부패 스캔들, 인플레이션 등으로 심각한 상황이며, 국민은 호세프 지지파와 탄핵파로 두 동강 났다. 이날 상원 회의가 진행되는 의회 밖에서는 수백 명의 호세프 지지파와 탄핵파가 시위를 벌였다.
게다가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당국의 방역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까지 신종플루 환자는 2085명, 사망자는 411명으로 급증해 리우 하계 올림픽 개최에 안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더불어 지카 바이러스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아, 올림픽 시설 공사가 중단된 곳이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 일부 국가에서는 올림픽 개최를 미루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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