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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신민아 "힘들고 우울했던 기억 덕분에 역할에 몰입"


입력 2020.10.02 00:01 수정 2020.10.02 01:3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신민아가 '디바'로 오랜만에 서늘한 얼굴로 돌아왔다. 큰 눈과 휘어지는 눈꼬리와 트레이드 마크인 양볼의 깊게 패인 보조개가 신민아의 사랑스러움을 극대화시켜줬지만, '디바' 속 그의 눈은 무슨 생각에 사로잡혀있는지 종잡을 수 없었고, 보조개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디바'는 다이빙계의 퀸 이영(신민아 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민아는 여성이 주체가 되고, 캐릭터의 감정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영화를 만나게 돼 기뻤다. 새롭고 참신한 작품에 갈증을 느꼈던 신민아가 '디바' 출연을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시나리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웠어요. 저 역시도 안보여줬던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또 이야기가 강렬해 마음에 들었어요. 저는 이영의 감정에 많이 공감이 되더라고요. 그걸 표현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영화 데뷔를 '화산고'로 했고 '무림여대생'에서도 몸을 썼었죠. 그런 작품들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고 생각해요. 제작진과 저에게 도전이긴 했지만 아주 낯설진 않아요."


이영과 수진이 가지는 감정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감정이지만 쉽게 드러내지는 못하는 욕망, 질투, 죄책감이다. 신민아 역시 이영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과 욕망을 느꼈고 스스로를 압박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욕망이나 질투는 불쾌하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감정이에요. 이영처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어서 저를 코너에 몰아넣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해서 우울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이영에 잘 몰입할 수 있었어요."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영 위주로 흘러간다. 누군가는 이영, 또 어떤 이는 수진에게 몰입하며 '디바'를 해석하는 재미가 있다. 신민아의 임무는 이영의 감정변화를 최대한 관객들이 이질감 없이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이빙 선수라는 설정으로 훈련도 중요했지만 감정연기를 더 충실하게 해내고 싶었다.


"'디바'가 이영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영이를 이해 못하면 전체가 흔들리게 되니 부담이 됐어요. 이영이의 감정을 어느 수위에 놓고 표현해야할지, 절정을 어디서 드러내야 할지 등을 제작진과 함께 고민했죠. 감정의 방점을 풀어나가는 여러가지 버전의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고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이영에게 몰입해 봐주신 것 같아요. 감정이 잘 드러나는 신들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신민아는 다이빙계 최고선수 이영 연기하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훈련을 받았다. 지상 훈련만 3~4시간 수중 훈련 2시간 평균 5시간이 넘는 고된 일정을 소화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었지만 '디바'를 위해 용기를 내 다이빙대에 섰다.


"다이빙이란 스포츠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요. 담아내는 것도 힘들었어요. 다이빙이 소재지만 감정이 중요한 영화라 걱정은 크게 안했지만, 이영이가 다이빙계 퀸이란 설정 때문에 다이빙 선수처럼 보여야겠단 생각을 가지고 훈련했습니다. 제가 고소공포증 때문에 1m도 못 올라가겠더라고요. 또 다이빙해서 물에 떨어지면 물살이 코부터 온몸에 들어가는 느낌이 너무 아팠어요. 깊이 들어갈 수록 다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요. 그래서 방심하지 않고 긴장을 놓지 않으려고 했어요. 정말 못하겠다 싶은 촬영도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뻐요. 동시에 물은 생각보다 무섭다는 것도 느꼈죠."


신민아는 친구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유영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중 훈련를 함께 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함께 연습한 시간도 길었고, 배우로서 '디바'를 좋아하고 태도, 목표가 같았어요. 워낙 수진이가 미스터리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유영이도 그런 면이 닮아보였죠. 몰입을 굉장히 잘하는 배우였어요."


1998년 잡지모델로 데뷔한 후 배우에 도전, 2020년까지 그는 한 번도 늘 사랑 받아왔다. 정상의 자리를 오랜 시간 지켜온 신민아도 언젠가는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스포츠 스타들과 감히 비교할 순 없겠지만 배우들도 작품을 준비하고 해내야하고, 결과를 평가받는 건 비슷한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정상으로 가고 싶고, 자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사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 속에서 스스로 압박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저를 안좋게 보시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그게 제 행복을 조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의미의 즐거움을 찾으면, 정상에서 내려오는지 모호해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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