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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여전한 BJ 일탈②] “노출 없고 자극적이지 않으면 안본다”의 딜레마


입력 2020.10.12 00:00 수정 2020.10.11 18:5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지난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1인 미디어 시장 규모는 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2020년에는 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자신의 생각이나 노하우, 관심사, 재능, 일상 등을 공유하는 BJ들이 늘어났고 조회수와 광고를 인한 수입으로 또 하나의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정부는 시대에 발맞춰 젊은 창작자, 1인 미디어를 집중 지원하는 ‘1인 미디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CKL(콘텐츠코리아랩)기업지원센터 등을 활용해 1인 미디어 콘텐츠 기획‧제작, 사업화, 해외진출 등 전주기 지원을 추진하기로 결심했다. 시장의 확대와 BJ들의 영향력을 고려한 발전 방향이다.


그러나 적잖은 BJ들의 방송 행태와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 1월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일부터 12월 10일 인터넷 개인방송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한 결과, 성폭력, 동물학대, 불법촬영, 별풍선 깡 등으로 91명을 붙잡았으며 4명을 구속했다.


구독자를 모으고, 후원을 받기 위한 자극적인 콘텐츠와 더불어 지적을 받았음에도 개선되지 않는 것이 시급한 문제다. BJ 세야, 철구, 남순 등은 높은 인기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각종 구설수도 많다.


2018년 군에 입대하면서 잠시 활동을 중단한 BJ 철구는 군 복무 중 필리핀 원정 도박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을 빚었다. 이후 철구는 전역 후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 동안 철구는 군 복무 중 도박 의혹 이전에도 욕설과 기행, 성희롱으로 자주 논란이 있던 BJ지만, 복귀 방송에서 시청자가 30만명이 몰리는 등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다. 하지만 복귀 방송 3일만에 동료 여자 BJ를 향해 성희롱을 하며 또 구설수에 올랐다.


BJ를 관리하는 업체 관계자는 “연예인은 사고를 치면 자숙이란 걸 하지만, BJ들은 구체적인 자숙에 대한 개념이 없다. 문제가 되면 사과 영상을 올리고 며칠 뒤에 다시 카메라를 켜고 방송을 시작한다. 방송을 하루 하고 안하고의 차이에 따라 수익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들은 애초에 오래 쉴 생각도 없으며, 또 다른 관심을 끌기 위해 고민 한다”고 전했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BJ는 “어그로(관심)를 끌려면 욕도 하고 가감없이 방송을 해야 시청자들이 오래 봐준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인터넷 방송의 생리에 익숙해져서 무난한 방송은 재미가 없다고 판단한다. 자극적인 걸 해도 더 강한 걸 원하니 BJ들이 순간 판단을 잘못하고 무리수를 던지는 경우가 있다. 실시간으로 방송을 하니 수습하려고 할 때는 이미 늦은 때다”라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구설수로 얼룩진 BJ들이 만연한 가운데 1세대 BJ라 불리는 대도서관의 행보는 눈에 띈다. 대도서관은 2002년 세이클럽에서 1인 미디어를 시작한 후 2010년 다음TV팟을 거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아프리카TV에서 활동, 이후 유튜브와 트위치 플랫폼에서 활동 중이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는 176만명이다. 대도서관은 자극적이지 않은 게임 콘텐츠로 소통하고 있다.


대도서관은 지난 6월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자극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1인 미디어에서 대중적이면서도 재미를 주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인터뷰했다. 그러면서 “리얼함을 위해 인터넷 방송에서 욕설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극을 위해, 비하하는 욕설은 자제 하는게 맞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아프리카TV BJ로 활동 중인 개그맨 윤성한은 “저도 신인 가수 발굴 콘텐츠를 했었는데 막상해보면 그걸 안좋아한다. 인터넷 방송이 인식이 안좋지 않나. 깨끗한 콘텐츠를 하고 싶지만 ‘이럴거면 TV 보지 우리가 왜 인터넷 방송 보겠냐’라고 한다. 이미 거친 방송 문화에 길들여져 있어서 자극적이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프리카를 자세히보면 건전한건 노래하는 BJ, 작곡가와 BJ 음반 프로젝트 등이 있다. 그런 콘텐츠를 아프리카도 배너에 올리고 밀려고 하지만 시청자가 많이 몰리진 않는다, 어떤 여자 BJ는 노출 의상을 안입으면 100명이 보고 노출 의상을 입어야 몇백명이 몰린다고 하소연 했다. 저도 열정있게 해봤는데 지금은 해탈한 상태다. 자극적으로 시청자 수를 올리는 것보다 편하게 소통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라면서도 “다른 BJ들은 자극적인걸 안하면 지기 때문에 콘텐츠가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모든 BJ가 일탈로 조회수를 높인다고 일반화 할 순 없지만 계속되는 BJ들의 방송 중 일으키는 문제는 성장과는 반대로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BJ들이 영향력과 함께 동반되는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검열하는 것이, BJ 시장이 더 오래 생존하고 커질 수 있는 방법으로 보여진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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