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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콘서트 대관 NO”…코로나19 시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방법?


입력 2020.10.22 12:54 수정 2020.10.22 12:5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가요계는 생존 방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감염증이 장기화되고,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오프라인 콘서트를 준비하다가도 번번이 취소되기 일쑤였다. 이런 과정을 거듭 겪다보니 가요계 관계자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생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무력감에서 비롯된 결론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방탄소년단(BTS)은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개최했다. 당초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에서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결국 오프라인은 취소하게 됐다. 당시 빅히트는 “집합·모임·행사와 관련한 제한 조치가 유지되고 있고 적용 가능한 별도 가이드라인도 없어 오프라인 공연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탄소년단 뿐만 아니라 올해 초부터 계획됐던 가요 콘서트의 경우 몇몇 경우를 제외하곤 모두 취소와 잠정연기 사태를 거듭해야 했다. 제작사 자체적인 판단으로 공연을 접거나, 혹은 지자체의 명령, 공연장의 폐쇄 등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도 있었다.


지정된 좌석 없이 진행되는 야외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특히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개최 의지가 확고했지만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혀 목표점까지 완주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아야 했다. 주최사인 민트페이퍼는 기존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리던 페스티벌의 장소를 킨텍스로 변경하고 지정좌석제 등의 철저한 병역 방침을 대중에 공개했다. 하지만 야외 대중음악 페스티벌이라는 특성이 사라지게 됐고, 여전히 산발적으로 이어지는 감염 사례에 불안감을 느낀 관객들의 취소표가 다수 발생하면서 결국 공연 취소라는 힘겨운 결단을 내려야 했다.


민트페이퍼 관계자는 “정확한 손해액 집계는 아직 해보지 못했지만 기획 초부터 손해액을 따지자면 프로듀서 비용, 제작비, 두 장소에 대한 대관료(올림픽공원, 킨텍스), 아티스트 출연료, 홍보 마케팅 비용, 제작물 등 기본 몇 억대”라면서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공연 연기와 취소를 여러 차례 되풀이 하면서 아티스트와 관계자들이 모두 기운이 빠진 상태고 팬들도 기대 가치가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의 말은 사실상 대중음악 관계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공연을 계획했다가도 취소와 연기 사태를 거듭 맞게 되면서 공연에 대한 의지가 꺾인 것이다. 올해 상반기만해도 관계자들은 “어떻게든 공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지속되는 코로나19는 이들을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유일한 생존 방법”이라는 결론을 맞게 했다.


실제로 다수의 아이돌 그룹이 소속되어 있는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온라인 공연을 위한 준비는 계속 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공연 관련 대관은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다. 만약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지금이 내년 상반기 공연에 대한 대관을 진행하는 시기다. 우리 기획사 뿐만 아니라, 다른 기획사들도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대관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관을 했다가 혹 또 한 번 코로나19가 재유행한다면, 관계자들의 허탈함과 금전적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인디 레이블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공연을 올리고, 올릴 준비를 해왔는데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 올해 수익은 제로도 아니고, 사실상 마이너스다. 여러 차례 공연이 무산되다 보니 준비하던 직원들도 모두 힘이 빠진 상태다. 대관은 물론이고, 이젠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라고 전했다.


물론 모든 기획사, 레이블이 공연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이돌의 경우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꾸준히 팬들을 만나고 있고, 중소기획사와 인디 레이블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에 따라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소규모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다.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무대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지 하나로 무대에 서고 있는 셈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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