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발매' 맞배집 프로젝트 '실' 참여...자작곡 '개' 수록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 '최우수 모던록 노래' 부문 노미네이트
ⓒ공삼타입
돌 하나에도 뜻이 있다.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은 ‘뜻이 있는 옥돌’이라는 본명(김지민)의 한자풀이를 가져와 만든 예명이다. 작은 돌멩이 하나에서도 따뜻함을 찾아내고, 그 안에 묵직한 뜻(메시지)을 담는 그녀의 음악과 매우 닮아 있다. 김뜻돌의 음악은 이름처럼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에 깔린 주제의식 강한 메시지로 주목을 받아왔다.
어린 시절 친구들 어깨 너머로 기타를 접하고, 아빠의 동료들 앞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등 그에게 음악은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처음엔 커버곡을 연주하고 부르다가 자신의 곡을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만 해도 취미였던 음악을 ‘업’으로 삼게 된 건 싱어송라이터를 동경하던 대학생 시절 찾아온 우연한 기회 때문이었다.
이제는 네이버 ‘온스테이지2.0’ 영상을 통해 중독성 강한 음악으로 화제를 모으고, 많은 팬들도 생겼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첫 번째 정규앨범 ‘꿈에서 걸려온 전화’를 통해 음악성을 인정받고 ‘한국대중음악상’ 두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포크, 록, 팝, 재즈 등 장르를 넘나들며 발랄하지만 묵직한, 또 대중적이지만 심오한 이야기들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수다.
-음악을 업으로 삼은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에 진학하고 싱어송라이터 꿈을 꾸게 될 즈음 지인이 제게 발매를 적극적으로 권유했습니다. 사실 얼떨결에 한 데뷔였죠. 데뷔라는 거창한 의미보다도 제가 만든 노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아마도 본격적인 데뷔는 ‘가위바위보’ 발매 이후 인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 음악이 아닌 사회과학을 공부했다고요.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 최초로 청소년 협동조합을 만들어 이사장을 하기도 했고요. 물론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었지만, 세상에 대해서 더 공부하면 제 음악에 사회적 이슈를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진학을 결심하였습니다.
-그래서 김뜻돌의 음악은 중독성이 강하면서도 늘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걸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를 때 음악도 가장 선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 관심사가 무엇인지 제 자신에게 평소 귀 기울이는 편이에요.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거창하지 않지만,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마구 솟아오를 때 제 자신이 뮤지션으로써 가장 멋있다고 느껴집니다(웃음).
-앨범 작업에는 여러 기술적인 면도 필요로 하는데요, 혼자 앨범을 작업하면서 힘든 건 없었나요?
아무래도 그렇죠. 싱어송라이터는 창작자면서도 연주자이며, 또한 프로듀서로도 뛰어야 하는 쓰리잡이에요. 덕분에 정규 앨범을 내고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매한 ‘개’ 는 레코딩부터 믹싱까지 제가 직접 할 수 있었던 이유 같습니다.
-2017년 데뷔한 이후로 큰 호평을 들었죠. 스스로에게 데뷔 앨범은 어떤 의미일까요.
데뷔 후 몇 년간 ‘꿈속의 카메라’를 듣지 못했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곡이라, 흑역사처럼 여겨지기도 했거든요. 그러나 요새는 제게 초심을 떠올리게 해주는 곡인 거 같아요. 아무런 기술이 없었을 당시 오직 음악이 주는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발매까지 하게 되었으니까요.
-작사 작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요?
작사가 먼저냐, 작곡이 먼저냐를 떠나서 저는 제가 만들고픈 분위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 노래가 몽환적이라고 많이들 말씀해 주시는데, 실제로도 노래를 만들기 전 제 마음속에 뿌옇게 떠오르는 심상을 가사로 또는 멜로디로 풀어내는 게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요새는 펑크와 얼터너티브에 빠져있어서 기타로 가장 먼저 그 분위기를 잡고 노래와 살을 붙여나가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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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대중음악상’에 올해의 신인, 최우수 모던록 노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습니다. 소감을 들어볼까요?
우선 제 친구들이 부러워요. 김뜻돌이 그들의 지인이잖아요. 하하. 아무것도 모르고 데뷔해서 노미네이트되기까지 과거에 방황하던 김뜻돌에게 스스로 칭찬을 많이 해줬어요. 음악을 하기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짜릿해요!
-수상가능성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을까요?
저 아니면 누가 되겠어요. 이렇게 말하고서 떨어지면 어떡하죠?(웃음)
-지금까지의 음악활동에 대한 지인들의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 엄마요. 엄마는 제가 정규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음악이 계속 하고 싶니?’라고 물어보셨어요. 제가 꽤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있다는 걸 여전히 모르고 계신 듯 했어요(웃음). 저희 아빠와는 완전히 상반된 반응이셨죠. 그러다가 최근 노미네이트가 되자, ‘내 딸이 이정도인지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게 최근 제일 인상 깊은 피드백 이었습니다.
-현재까지의 음악 활동 중 자신에게 가장 큰 변화의 지점이 있다면요?
정규 앨범을 내고 난 후 제게 용기가 생겼어요. 앨범을 만들면서는 끊임없이 저의 부족함을 마주하는 시간이었기에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어요. 창작은 늘 재미있지만 제작 과정은 많은 경험과 공부가 뒤따르는 인내의 시간임을 뒤늦게 알아 버렸거든요. 그러나 앨범을 발매하고 나보니 제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오히려 무지에서 나오는 용기였어요. ‘초심’이라고도 말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데뷔한 그때처럼.
-이번 맞배집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셨다고요.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실’ 프로젝트는 5명의 뮤지션이 모여 각자의 슬픔을 주제로 이어 만든 컴필레이션 앨범 입니다.
-앨범에 ‘개’를 수록하셨는데, 어떤 곡인가요.
제가 가지고 있는 곡 중 가장 파괴적이고 우울한 곡입니다. 무척 우울할 때 썼어요.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제 자신이 마치 버려진 ‘개’같았기 때문이에요. 곡을 쓰고 보니 제 기분이 실제로도 ‘개 같아서’ 제목을 ‘개’라고 지었습니다.
-제목만큼 가사도 독특하네요.
1절에서는 사랑을 구걸하는 개의 상태가 부정적이고 어둡게만 보였다면, 2절에서는 그런 개가 사람의 눈물을 거두고 발소리를 재촉하는 등 누군가를 위로하는 주체로 등장합니다. 사랑받고 싶은 제가 때때로 비참하게 느껴지다가 그런 제게 누군가는 사랑받고 싶어 함을 매일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면 누구나 사랑을 갈구하지만, ‘개’처럼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 받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개’를 닮고 싶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개’로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있다면요?
우리는 모두 ‘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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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음악적 활동에 겉으로든, 마음속으로든 칭찬을 자주 하는 편인가요?
네(웃음). 앞서 하신 질문에도 제 칭찬을 해버렸네요. 저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강하지 않은 편이라 꾸준히 스스로 북돋아줘야 하는 편입니다.
-가수 김뜻돌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방향성이 있다면요?
해외로도 진출해보고 싶습니다. 큰 무대도 서고 싶고요. 요새는 펑크에 빠져서 멋진 록밴드를 해보고 싶습니다. 일단 아빠께 포르쉐를 사드려야 해서 좀 더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할 것 같네요.
-김뜻돌의 음악을 스스로 정의하면 어떨까요?
글쎄요? 아직 정의내리기엔 해보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아서.
-롤모델도 있나요? 이유도 함께 적어주세요.
‘혜라’ 님이요. 그분은 음악을 하진 않으시지만, 제가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이에요. 모든 돌에는 뜻이 있다고 말하는 제게 그 뜻을 다 알 수는 없어도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시는 제 뮤즈입니다.
-평소 듣는 음악들도 궁금합니다. 또 그 음악들이 김뜻돌 씨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요새는 킴 고든(kim Gordon)과 울프 앨리스(wolf alice)의 음악을 많이 들어요. 펑키하고 그런지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이분들의 음악을 들으면 아드레날린이 막 솟는 느낌이 들어요. 마치 마피아 갱단에 속해 있는 것처럼.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힘든 상황을 겪었죠. 김뜻돌 씨에겐 2020년이 어떤 한 해였나요?
저는 정규 앨범을 준비하며 한해를 다 보낸 것 같아요. 오히려 코로나 상황 때문에 집에 박혀 작업하기 좋은 시기였죠. 한편으로는 20대가 이렇게 재미없이 살아도 되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 계획된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올해는 제가 꿈꿔왔던 무대 위 모습들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뭐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계획은 말해 놓으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니 아직 비밀로 할게요. 김뜻돌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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