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과의 와일드카드결정전서 2이닝 3실점 '패전'
올 시즌 연봉만 400억 이상 받는 게릿 콜(31·뉴욕 양키스)은 터벅터벅 더그아웃으로 걸어갔다.
콜은 6일(한국시각)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 2이닝 4피안타(2홈런) 3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0-0 맞선 1회 2사 후 라파엘 데버스에게 볼넷을 허용한 콜은 잰더 보가츠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을 보카츠가 놓치지 않고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2회말에도 1사 후 2루타를 내주며 불안했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다. 0-2 끌려가던 3회말에는 선두타자 카일 슈와버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세 번째 실점을 했다. 97마일 짜리 빠른 공이었지만 높게 형성되면서 홈런을 허용했다.
에이스답지 않게 콜은 계속 흔들렸다.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가운데 내야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1,2루 위기를 자초한 콜은 1회 투런포를 쏜 보카츠와 마주하게 됐다.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애런 분 감독이 마운드로 걸어오고 있었다.
포수 히가시오카는 보카츠를 처리할 작전을 논의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콜은 교체를 직감하고 “난 강판이다”라고 말하며 물러섰다. 그리고 분 감독에게 공을 넘기고 더그아웃으로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분 감독의 교체 작전은 일단 성공했다. 뒤이어 등판한 클레이 홈스는 보가츠를 삼진 처리했고, 알렉스 버두고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불을 껐다. 그러나 양키스 타선은 보스턴 마운드에 눌렸고. 양키스 불펜 투수들까지 무너지면서 콜은 패전투수가 됐다. 단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양키스는 짐을 싸고 시즌을 접었다.
경기 후 콜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큰 실수들이 있었다. 이렇게 시즌을 마치게 돼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분 감독은 “(콜 교체는)어려운 결정이었다”며 “햄스트링 부상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지만, 콜은 “(내가)극복하지 못했다”며 핑계를 대지 않았다. 이어 “(감독이 마운드로 오고 있을 때)포수가 다음 타자에 대한 작전을 말하려 했지만 강판을 직감했다. 내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교체 상황을 설명했다.
류현진(34·토론토) 등을 제치고 다승왕까지 등극한 콜의 2021시즌은 예상 밖 순간에서 마무리됐다. 치열한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거쳐 올라온 양키스도 에이스가 무너지면서 허무하게 시즌을 접게 됐다.
한편, 16승8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한 에이스 콜에게 실망한 뉴욕포스트는 “이번에는 콜이 거센 질타를 피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해내지 못했다”며 날카롭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