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포수 최재훈, 한화 이글스와 5년 54억 계약
양의지-강민호 양분 포수 골든글러브 구도 깨기 '목표'
한화 이글스 정민철 단장이 사무실을 찾은 FA포수 최재훈(31)을 와락 껴안았다.
한화는 27일 “최재훈과 5년 총액 최대 5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16억원, 연봉 33억원, 옵션 최대 5억원.
FA시장 개장 이틀 만에 4년도 아닌 5년 계약을 마무리했다. 한화의 FA 5년 계약은 최재훈이 최초다. 정민철 단장은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구단 사무실을 찾은 최재훈을 껴안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한화가 최재훈을 얼마나 원하는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2017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한화로 건너온 최재훈은 주전 포수로 자리를 굳히고 FA 대박까지 터뜨렸다. 최재훈에게 한화는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팀이 됐다. 최재훈은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팀의 도약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재훈은 한화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5시즌 통산 타율 0.277, 15홈런, 153타점, 장타율 0.356, 출루율 0.376를 기록했다. 성실한 플레이로 코칭스태프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젊은 투수들에게는 귀감이 되는 선배였다.
도루 저지율 2위에 오른 최재훈은 가장 중요한 포수로서의 역할은 물론이고 지난 시즌에는 처음으로 3할 타율(0.301)을 찍었고, 올 시즌에는 4할대 출루율을 자랑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포수 최재훈의 출루 능력을 높이 사 2번 타자로 기용했다.
대박 계약을 안겨준 한화에 최재훈이 다시 한 번 화답할 차례다.
‘수비형’ ‘유리몸’ 색깔을 걷어낸 최재훈도 대형 계약에 걸맞은 욕심도 내고 있다. 최재훈은 “타격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올해는 출루에서도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올 시즌 성적에 만족하기 보다는 ‘한화이글스 포수 골든글러브’를 다음 목표로 설정한다. (강)민호형, (양)의지형, 너무 많이 받아와서 이제 다른 선수가 받아야 하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KBO리그 포수 골든글러브는 10년 동안 양의지(34·NC)와 강민호(36·삼성)가 나눠 갖고 있다. 양의지가 6차례, 강민호가 4차례 포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면서 양강 체제가 구축됐다. 이 구도를 깬다는 것은 타오르는 의욕 만큼이나 어마어마한 파괴력이 필요하다. 5년 54억이라는 계약 규모에 걸맞은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