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알렉스 이어 같은 장소에서 레오 관중석 향해 볼 걷어차
알렉스 행동 도마 오른 상황에서 같은 짓 반복한 레오 향해 질타
프로 선수 신분 망각한 행위, 기대치 밑도는 흥행 성적에 빈축까지
지난 12일 외국인선수 알렉스(우리카드)가 서울장충체육관서 펼쳐진 ‘도드람 2021-22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전 4세트 도중 관중석을 향해 공을 발로 찼다.
세트스코어 2-1 앞선 4세트 22-20에서 서브를 시도했는데 네트에 막혔다. 알렉스는 네트를 맞고 자신에게 굴러온 공을 손으로 잡은 뒤 관중석 쪽으로 걷어찼다. 알렉스가 발로 찬 공은 관중이 없는 관중석으로 떨어졌지만 거친 플레이로 빈축을 샀다. 주심은 알렉스에게 즉각 옐로우카드를 꺼내들며 경고했다.
경기 후 해당 장면을 몇 차례 다시 본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에게 주의를 줬다. 순간적으로 참지 못한 것 같은데 혼자 토해내라고 했다. 알렉스 측에도 따로 얘기했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불과 3일 후 같은 장소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알렉스를 마주보며 뛴 OK금융그룹 외국인선수 레오는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 우리카드전 4세트 5-3에서 오픈 공격에 성공한 레오는 공이 상대편 선수에 맞고 튀어 발 근처로 오자 거칠게 걷어찼다. 레오가 찬 공은 2층 관중석으로 향했다.
지켜보던 현장 관계자들도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심판진은 알렉스 사건 이후 비슷한 사례 발생 시 무조건 레드카드 주기로 결정). 배구에서 레드카드를 받으면 상대팀에 1점이 주어진다.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39점(공격성공률 60.71%)을 올리며 승리를 이끈 레오는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무조건 내 잘못이다.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같은 상황에서 알렉스에게 옐로우카드를 줬고, 레오에게는 레드카드를 준 것에 대해 형평성 논란을 있을 수 있다. 그런 논란과 별개로 레오에게는 레드카드로 모자라다. 알렉스가 ‘관중석 킥’으로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같은 짓을 저질렀다는 점은 프로 선수가 맞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알렉스와 레오의 킥이 나온 두 경기를 모두 관전했다는 한 배구팬은 커뮤니티에 “프로가 맞는지, 배구를 하러 온 선수들을 내가 보고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고 비꼬았다.
여자 프로배구와 달리 남자 프로배구는 흥행 성적이 기대를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 멋진 플레이와 수준 높은 경기, 감동적인 승부로 팬들의 눈길을 모아야 할 시점에 ‘분노킥’ ‘관중석킥’ 등과 같은 잡음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는 부끄러운 상황에 놓였다. 더 깊은 사과와 반성,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리그 차원의 교육과 강력한 페널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