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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연속’ 쇼트트랙 박장혁, 1500m는 웃을까


입력 2022.02.09 12:53 수정 2022.02.09 12:54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앞서 열린 쇼트트랙 두 종목에서 넘어지는 불운 잇따라

1000m서 왼손 찢어지는 부상으로 11바늘이나 꿰매

주종목 1500m 출전 여부는 9일 결정, 선수는 강행 의지

쇼트트랙 박장혁. ⓒ 뉴시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현재까지 가장 불운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쇼트트랙의 박장혁(스포츠토토)일 것이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쇼트트랙 혼성 계주 예선에서 3바퀴를 남기고 얼음에 날이 걸려 넘어졌다. 팀도 예선 탈락을 피하지 못하면서 박장혁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자신 때문에 떨어졌다는 죄책감에 마음도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7일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는 무리하게 파고든 이탈리아 선수와 충돌해 넘어지면서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했다. 어드밴스를 받아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넘어지는 과정에서 뒤따르던 중국 우다징과 추가 충돌해 왼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피가 흐르는 왼손을 부여잡고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간 박장혁은 결국 남은 1000m 출전을 포기했다.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박장혁은 9일 열리는 1500m 출격을 준비 중이다. 스케이트 날에 왼손이 찢어진 박장혁은 11바늘을 꿰맸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피해 8일 열린 공식 훈련에 참가했다.


그는 1500m는 물론 남은 경기도 출전 강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표팀은 경기 시작 30분 전까지 부상 정도를 체크해 출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500m가 주 종목인 박장혁은 출전이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 2021~2022시즌 월드컵 3, 4차 대회 1500m에서 3위에 오른 그는 베이징에서도 이 종목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부상당한 박장혁의 손. ⓒ 대한체육회

물론 출전한다하더라도 메달까지 갈 길이 멀다. 문제는 실력이 아닌 경기 외적 변수다. 이번 대회 들어 개최국 중국의 편파 판정이 도를 넘고 있고, 빙질 상태도 좋지 않아 곳곳에 위험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겨낼 수밖에 없다.


사실 팬들에게 박장혁은 그리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유독 불운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는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3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단체전(계주) 출전권을 모두 따냈다.


남자대표팀은 에이스 황대헌(강원도청)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박장혁은 5000m 계주에서도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다. 이미 그는 지난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5000m 계주에서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주종목인 1500m에 나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자신감이 차오를 수 있고, 이는 5000m 계주를 앞두고 있는 남자팀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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