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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양극화 지속...LCC, 화물로 돌파구 찾을까


입력 2022.02.15 19:29 수정 2022.02.15 19:5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대한항공 이어 아시아나 흑자 달성…화물 사업 성과 기여

에어부산 적자…미공개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도 마이너스

화물전용기 도입·중대형기 활용…유가 상승 등 불안 요인 여전

인천국제공항에 항공사들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에도 항공업계의 실적 양극화가 2년째 지속된 가운데 올해도 이같은 양상이 지속될지가 주목되고 있다.


여객 수요 회복이 여전히 요원해지면서 항공사들은 화물사업에 좀 더 힘을 싣는 모습이지만 규모와 노하우의 차이로 여전히 간극이 큰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 공시를 통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4조1104억원과 영업이익 456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지속으로 여객 실적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도 화물 사업 호조로 전년도(매출 3조5599억원·영업적자 631억원) 대비 매출은 1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 세계적인 물류 정체 현상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증가로 화물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3조148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0년 (2조1407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회사가 늘어난 항공화물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20년 A350-900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한데 이어 지난해 A350 여객기 2대와 A330 여객기 3대를 추가로 개조해 화물 수송력을 추가로 확보했고 여객기의 벨리(Belly·하부 화물칸)를 활용한 화물 전용 여객기도 운영하며 적극 대응했다.


또 개조한 화물 전용 여객기(총 7대)를 상대적 수익성이 높은 미주와 유럽 노선에 우선 투입하고 극저온·냉동·냉장 수송 콜드체인을 구축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외에도 고부가가치 화물인 미주 지역 체리와 계란 등 신선식품을 운송해 수익성 향상을 도모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화물사업 비중 증대와 함께 항공화물운임 상승도 실적 개선 효과를 키웠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정체 현상이 발생하며 항공화물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운임이 상승한 것이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항공화물 운송지수인 TAC인덱스의 지난해 12월 홍콩~북미 노선 평균 운임은 ㎏당 12.72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2020년 1월(3.14달러)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오른 수치로 지난 6월(7.89달러)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외에도 홍콩~유럽과 프랑크푸르트~북미 노선도 12월 평균 1㎏당 8달러와 5.21달러로 각각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전 세계 모든 노선에서 운임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4분기 화물 사업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올 들어 1월 홍콩~북미 노선 평균 운임이 10.90달러로 다소 하락했고 홍콩~유럽 노선과 프랑크푸르트~북미 노선도 각각 6.61달러와 4.62달러로 각각 1.39달러, 0.59달러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화물 실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아시아나항공 및 조업사 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화물기로 개조한 A350 항공기 기내에 수출화물을 탑재하고 있다.(자료사진)ⓒ아시아나항공

앞서 지난달 27일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도 지난해 1조원이 넘는 흑자를 달성했다.


회사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8조7534억원과 영업이익 1조464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0년(1조1589억원) 기록한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4분기만 놓고봐도 매출 2조8259억원과 영업이익 7044억원으로 호 실적을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항공 화물 운송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 영향으로 화물 실적이 크게 늘어난 데 기인한 것이다.


화물 실적 증가분이 여객 실적 감소분은 완전히 메우고도 남으며 호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여객 매출은 전년대비 45.9% 감소한 1조839억원이었지만 화물 매출은 57.5% 증가한 6조6948억원을 기록했다.


화물사업 성과 미미한 LCC…실적 악화 불가피

두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는 큰 폭의 적자를 지속했다. 각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1000억원에서 3000억원대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업계와 증권가는 보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1762억원과 영업적자 20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인 2020년(매출 1899억원·영업적자 1887억원)대비 매출은 감소하고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은 지난해 연간 실적 잠정집계 수치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1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적자를 지속한 상황에서 의무공시도 아닌 자율공시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만큼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은 내달 말 연간 사업보고서 제출시 공개할 예정이다.


에어부산도 지난해 순적자가 2662억원으로 전년도(1285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배 이상 늘어나면서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 15%)이상 변경’조건에 따른 의무 공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유가증권시장공시규정에 따르면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 법인은 15%) 이상 변경됐을 경우 회사는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이외에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 등도 지난해 4분기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이어가며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네 자릿수 영업손실을 지속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가 지속된 가운데 올해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사라지는데 시간이 필요한데다 해소가 되더라도 해외 여행 수요 회복은 시간을 두고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올해도 실적 양극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LCC들도 그동안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여객 수요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자 부랴부랴 화물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노하우와 영업력 등 역량 부족에 오미크론 여파까지 겹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티웨이항공 항공기에 운송되는 화물이 탑재되고 있다.(자료사진)ⓒ티웨이항공

기존 여객 노선이 있던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화물을 수송했지만 오미크론 여파로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국경 봉쇄와 함께 화물 노선도 막으면서 어렵게 되기도 했다.


상황이 다시 정상화된다고 해도 대형항공사와 달리 화물전용기가 없고 보유기재로는 단거리 노선으로 벨리카고 물량만 소화할 수 있는 현실 때문에 비중 확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화물사업서 활로 모색하지만...운임·유가 등 불확실성 커

이에 LCC들은 최근 화물 전용기 도입과 중대형기 활용 등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리스사와 계약 체결을 통해 국내 LCC 중 최초로 화물전용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도입 예정인 화물기는 기존 여객기와 같은 기종(B737-800BCF)으로 6월까지 화물기 개조 작업을 완료해 현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화물 전용기 도입을 계기로 화물 운송 사업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12년 국제 화물 운송 면허를 취득하고 화물 운송사업을 시작했고 2018년 9월 제주~김포 노선을 시작으로 국내선 화물 사업에도 나섰다. 2020년 10월에는 여객기 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 운송사업을 시작했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24일 중대형 항공기 'A330-300'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 이 기종을 중장거리 노선 취항과 화물 운송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화물사업이 네트워크 중심으로 이뤄지는데다 노하우도 필요해 전용기 도입과 중대형기 활용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항공화물 운송 운임이 지난해 하반기 크게 상승했던 터라 올해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유가도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화물 사업 확대에 연료비(항공유)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료비에만 1조8000억원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년도의 1조2474억원 대비 44.3% 늘어난 것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C들의 화물 전용기 도입과 중대형기 활용은 화물 사업에서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아직 네트워크가 부족한데다 화물 사업 경험 축적에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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