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했지만 올 시즌 최악의 부진
김태형 감독 계약 만료, 베테랑 은퇴 등으로 당장 시험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빛나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자취를 감춘다.
두산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원정 경기서 6-5로 승리를 거뒀지만 같은 날 5위 KIA가 롯데에 승리를 거두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트래직 넘버가 모두 사라졌다.
8위 롯데와 3.5게임차로 벌어진 9위 두산은 창단 후 가장 낮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 현재 두산보다 밑에 있는 팀은 일찌감치 최하위를 확정한 한화뿐이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왕조를 열었던 두산의 몰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산은 매 시즌 주축 선수들의 FA 이적에 따른 공백에도 화수분 야구로 오랫동안 KBO리그 정상권 전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전력을 지키는 데도 한계가 드러났다. 최근 들어 김재환과 허경민을 잡는데 성공했지만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박건우(NC) 등 두산 왕조 주역들을 떠나보내면서 전력이 약해졌다.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복도 따르지 않았다.
지난해 탈삼진 왕에 오르며 MVP를 차지한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부상 탓에 단 3경기만 뛰고 퇴출당했고, ‘안타 제조기’ 호세 페르난데스는 가까스로 3할 대 타율(0.302)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오히려 느린 발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병살타(31개)를 기록하며 공격의 흐름을 끊는 등 아쉬움이 더 컸다.
토종 선수들의 활약도 아쉬웠다. 팀 중심 타선을 이끌고 있는 김재환은 올 시즌 현재 타율 0.252, 양석환은 0.247로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야 되는 정수빈도 올 시즌 0.245의 타율로 부진하다.
두산은 앞으로가 더 문제다.
일단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 계약기간이 올 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벌써부터 올 겨울 스토브리그 최대어는 김태형 감독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타 구단들의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팀의 중심을 잡았던 베테랑들도 하나 둘씩 떠나가고 있다. ‘투혼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베테랑 내야수 오재원이 최근 은퇴를 알렸고, 노쇠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재호도 내년이 마지막 시즌이다.
리빌딩을 넘어 팀 체질 개선이 불가피한 두산은 당장 내년 시즌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