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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 후춘화·딩쉐샹·천민얼은 누구?


입력 2022.10.11 04:04 수정 2022.10.09 19:29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16일 개막 20기 당대회에서 선출 예정

胡 부총리, 공직 경력 풍부한 선두주자

丁 주임, 능력 뛰어난 ‘시주석의 그림자’

陳 당서기, 習주석 칼럼초고 쓴 ‘시자쥔’


중국 최고지도부가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에 참석해 사회주의 중국 건국 73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왕치산 국가부주석,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양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리커창 국무원 총리, 시진핑 국가주석,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한정 상무부총리. 왕 부주석을 제외한 7명이 19기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신화통신 캡처

오는 16일 개막되는 20기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당총서기직 3연임과 함께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새로운 중국 최고 지도부(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구성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은 올해 69세이지만 ‘칠상팔하’(七上八下·당대회를 기준으로 67세는 유임되고 68세는 물러난다) 관례를 깨고 남는 게 확정적이지만, 다른 상무위원들은 이 불문율을 지킬 것이라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런 만큼 68세를 넘은 리잔수(栗戰書·72)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 한정(韓正·68) 상무부총리의 퇴임은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진다. 다만 68세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지도부 내 물밑 교섭 과정에서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새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유력한 후보는 정치국원(25명) 가운데 ‘류링허우(六零後·60년대 출생)의 기수’인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와 딩쉐샹(丁薛祥·60) 당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陳敏爾·62) 충칭시 당서기 등 3명으로 좁혀졌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지난 3일 보도했다. 특히 세 사람이 당대회를 거쳐 각각 어떤 직책을 맡는 지가 시 주석의 후계구도를 점쳐 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세 명 가운데 후 부총리는 18기 당대회에서 정치국위원에 입성해 19기에는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르지 못하는 바람에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의 5년’을 보냈다. 후베이(湖北)성 이창(宜昌) 출신인 그는 2018년 부총리에 오르기 전 서부 변경지역인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등 험지에서 지방경험을 쌓았으며, 개혁·개방 1번지 광둥(廣東)성 당서기도 지내 공직 경력이 풍부하다. 공청단 제1서기와 베이징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후임자로 일찍이 주목 받아온 후 부총리는 이번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진입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보직은 내년 3월 물러날 리 총리의 후임자나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주석, 상무(수석) 부총리 중 하나를 맡게 될 수 있다고 명보는 내다봤다.


지난 8월 네이멍구자치구 농촌 현장을 시찰 중인 후춘화(가운데) 부총리가 현지 농민들과 함께 농산물 작황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명보 캡처

특히 후 부총리의 향후 보직은 주목거리다.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출신인 그는 현 권력 구도 하에서 시 주석의 배경인 ‘태자당’(太子黨· 당정군 고위인사 자제그룹)이나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그룹)이 아닌 '비주류' 인사다. 최고 지도부 내 '시자쥔 일색'이라는 색깔을 희석시키고 각 파벌간에 자리를 안배하는 차원에서 오히려 이것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상되는 보직 중 최고위직인 총리가 되더라도 권력 내부의 견제장치 역할보다 시 주석 정책의 충실한 집행자가 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후 부총리보다 시진핑 체제 1기 때 부총리를 지낸 왕양(汪洋·67) 정협 주석의 총리기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시 주석의 그림자’로 불리는 딩 주임도 상무위원에 입성할 공산이 크다. 장쑤(江蘇)성 난퉁(南通) 출신인 그는 시 주석의 핵심 측근 중에서도 선두주자로 꼽힌다. 마흔이 거의 다 되어서야 정계에 진출할 정도로 '출발'은 늦었지만 2007년 상하이시 당상무위원(차관급)을 맡아 당시 상하이 당서기였던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뒤 그의 '비서실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업무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성실하고 공명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 덕분에 윗사람들의 총애를 받는다는 게 명보의 ‘인물평’이다. 시 주석의 국내외 방문, 중요한 온라인 정상회담 등의 배석자 명단에 거의 빠지지 않은 까닭에 '문고리 권력'으로 통한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2018년 3월 기고를 통해 시 주석의 당중앙 핵심지위 및 전당 핵심지위, 당중앙의 권위와 집중 통일영도를 각각 수호한다는 의미인 '두개의 수호'를 선언해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했다.


딩쉐샹(왼쪽) 중앙판공청 주임과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명보 캡처

한때 최고권력을 향해 무한질주하던 보시라이(薄熙來)와 쑨정차이(孫政才) 등 전임자들이 각종 독직과 부패혐의로 낙마한 충칭시를 이끌고 있는 천 당서기도 다크호스다. 저장성 주지(諸曁) 출신인 그는 39세였던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저장일보(浙江日報) 사장을 역임하고, 2001∼2007년 저장성 선전부장을 지낸 경력에서 보듯 홍보 및 선전분야 전문가다.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당서기 시절에 그의 눈에 들어 ‘시자쥔’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시 주석이 '저신‘(哲欣)이라는 필명으로 저장일보에 게재한 칼럼의 초고를 2003년 2월부터 4년여 간 쓴 것으로 유명하다.


천 당서기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로 일하는 동안 빈곤퇴치와 빅데이터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2018년 정치국원이 맡는 인구 3000만명이 넘는 거대도시 충칭시 당서기로 발탁되면서 차기 최고 지도부 입성을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충칭에서의 업적이 그다지 신통한 게 없는지 최근 들어서는 후순위로 밀리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당대회에서 ‘칠상팔하’ 관례가 깨질 수 있다는 중국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이 관례가 깨지면 차기 총리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까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치엘리트 전문가인 리청(李成)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5일 차기 중국 공산당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그동안에는 임기나 나이 제한을 주의 깊게 살펴봤지만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하지 않고 시 주석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국 상무위원들에게는 칠상팔하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분석했다. 시 주석이 스스로 칠상팔하 관례를 깨고 3연임하려고 하는 마당에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시 주석의 ‘의중(意中)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료: 외신종합

칠상팔하 관례는 중국의 차기 지도부 구성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이 관례에 따르면 정치국 상무위원을 포함한 정치국위원 25명 중 11명이 은퇴 대상이다. 그렇지만 이 관례가 깨지면 당장 차기 총리 인선에 많은 변수가 생긴다. 리 총리가 지난 3월 양회(兩會·전인대와 정협) 석상에서 "내가 총리를 맡는 마지막 한해"라고 작별 인사를 한 만큼 이번 당대회에서는 사실상 차기 총리가 결정된다. 현재로서는 나이와 부총리 출신을 총리에 기용하는 관례에 비춰볼 때 왕 주석과 후 부총리가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현 부총리 4명 가운데 후 부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올해 68세 이상이어서 ‘아웃 대상’이다.


하지만 칠상팔하 관례가 깨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리 연구원은 왕 주석과 후 부총리 외에도 한 부총리와 함께 류허(劉鶴) 부총리(70)도 총리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한 부총리를 유력한 총리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올려 놓았다. 나이보다는 시 주석이 경제정책에 대해 지속성을 중시할지 변화를 꾀할지가 총리를 인선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리 연구원은 “한 부총리가 총리가 된다면 그것은 현재 정책이 지속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중국에서 보다 많은 정치개혁이나 경제개혁을 보게 될 것이라 생각은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 주석이 당내 화합을 위해 자신과 계파가 다른 공청단 출신의 후 부총리를 기용하거나 자신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 부총리를 전격 기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글/김규환 국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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