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상무위원 4개 직위 교체 관측
리잔수·한정 은퇴, 리커창도 교체 전망
리창·딩쉐샹·리시 등 복심들이 채울 듯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을 앞두고 중국 최고 지도부를 점치는 하마평이 무성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도부를 최측근 인사들로 채워 자신과 중국에 대한 안팎의 도전에 맞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시진핑 집권 3기’를 이끌어갈 중국의 차기 지도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물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최대 4개 직위가 바뀌고 중앙위원회 멤버는 거의 절반이 교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20차 당대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시 주석은 전례 없는 3연임을 위해 자신을 지지할 새로운 팀을 구축하면서 예상보다 큰 폭의 지도부 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SCMP는 "중국 정치에서 중요한 결정은 종종 공식 회의 전 비공개 회의를 통해 내려진다"며 "시 주석이 새로운 피를 당 최고위직에 앉힐 기회를 갖게 된 상황에서 그가 이끄는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4명이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현재 7인의 최고 지도부는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왕후닝(王滬寧) 당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趙樂際)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한정(韓正) 부총리로 구성돼 있다.
SCMP는 이 중 68세를 넘은 리 위원장과 한 부총리가 이른바 ‘칠상팔하(당대회 기준 67세까지는 유임하고 68세 이상은 퇴임)’ 기준에 따라 사임하고, 리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은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해 67세인 리 총리는 당초 전인대 위원장 등 다른 직책으로 옮겨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폭 물갈이를 위해 완전히 물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머지 한 명이 누가 될 지는 불투명하지만, 관건은 왕양 정협 주석의 총리 기용 여부다. 당대회 전까지도 유력한 총리후보 중 한 명이었던 그가 은퇴 대상에 포함되면 중국의 차기 총리 선정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시 주석 체제에서는 '칠상팔하' 원칙이 예전만큼 인사에서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으며 대신 배경과 능력 등 다양한 요인이 고려된다"며 "해외 관측통들이 리커창의 이상적인 후임으로 점쳐온 왕양이 리커창을 따라 전면 은퇴한다면 차기 총리직을 놓고 경쟁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는 딩쉐샹(丁薛祥) 당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당서기, 리창(李强) 상하이(上海)시 당서기, 리시(李希) 광둥(廣東)성 당서기 등이 꼽힌다. 딩 주임과 리창 당서기는 시진핑의 신뢰를 받는 측근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창 당서기를 총리 후보로까지 언급했다.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리창 당서기는 상하이시의 코로나19 장기 봉쇄로 경제에 큰 부담을 준 책임론이 제기돼 상무위원 선출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다른 지방정부의 지도자가 비슷한 상황에 자리에서 물러난 것과 달리 자리를 유지해 주목받았다.
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의 경제 침체와 서방 국가들과의 갈등으로 안팎의 도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최고 지도부에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을 대거 지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첸강(Chen Gang·陳剛) 싱가포르 국립대학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이 리창을 총리로 임명한다면 경제 및 사회정책 수립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의 개혁·개방 속도는 느려지고 제로 코로나 정책은 지속돼 중국 경제 회복이 경기부양책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시 당서기도 상무위원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일찌감치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돼 온 후춘화(胡春華) 부총리도 상무위원 입성이 기대된다. WSJ는 딩 주임을 한정 부총리의 후임으로, 리시 당서기를 차기 당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점치고, 왕후닝 서기와 자오러지 서기는 각각 상무위에 잔류하며 다른 직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