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에어부산 승무원 노조, 인권위에 민원
"승객 안전 보장 위한 양질의 휴식 제공" 촉구
통합 LCC 준비하는 한진그룹 신속 대응 평가도
"직원 의견 반영해 지난주부터 1인 1실 적용"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에어서울·진에어가 객실 승무원에게 1인 1실 숙소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로 LCC 객실 승무원의 복지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진에어는 지난주부터 객실 승무원에게 1인 1실 숙소를 제공하는 복지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에어부산 객실 승무원 노동조합의 국가인권위원회 민원 제기가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항공업계에서 3번째 객실 승무원 노조이자 LCC의 최초 승무원 노조인 에어부산 캐빈(객실) 승무원 노조는 동종업계 승무원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아 지난 8일 인권위에 '승객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양질의 휴식 제공'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민원은 LCC 객실 승무원들이 장시간 비행 후 개인 숙소를 보장 받지 못해 심각한 피로 누적과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객실 승무원들은 업무 특성상 시차 적응, 고도 변화에 따른 체력 소모, 야간 근무 등으로 인해 피로도가 극심한 만큼 개인 휴식 공간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었다.
실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장시간 비행한 객실 승무원에게 1인 1실 숙소를 제공한다. 해외 항공사들도 동일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LCC 중에서는 유일하게 제주항공만 객실 승무원에게 1인 1실을 제공해왔는데, 이마저도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만큼 LCC 객실 승무원에 대한 복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LCC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객실 승무원들에게 2인 1실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에어부산 객실 승무원 노조가 쏘아 올린 LCC 객실 승무원 숙소 문제가 업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자, 에어부산을 비롯해 한진그룹 지붕 아래 통합 LCC로 출범할 예정인 에어서울, 진에어도 동일한 복지 정책을 시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통합 LCC 출범을 준비 중인 한진그룹이 직원들의 의견에 발빠르게 대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형 항공사와 LCC의 수익 모델이 다른 만큼 동등한 복지 수준이 어려울 수 있지만, 근로자의 인권은 동일하게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직원 의견을 반영하여 23일부터 객실 승무원 1인 1실을 적용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24일부터 해당 복지를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사내 지속적인 근로자 건의 및 근로환경 개선의 일환으로 24일부터 1인 1실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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