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상용화 시점 2025년→2027년…토요타 “반드시 해낼 것”
배터리업계,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말처럼 쉬운 일 아냐”
토요타 대적할 최대 경쟁자 삼성SDI…양강 체제 전망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시장에 내놓겠단 토요타에 배터리업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전기자동차 시장 ‘지각생’ 토요타가 단번에 선두주자들을 따라잡을 만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만만치 않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지만, 성공만 하면 시장의 주도권을 쥘 무기가 될 수 있어 긴장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 과제 극복과 함께 좋은 소재를 발견했다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밝혔다. 시점은 2027~2028년으로 정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것이 가장 큰 특성이다. 전해액이 고체가 되면서, 화재 위험성을 줄이고 충전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 종류는 총 3가지로 황화물계, 산화물계, 폴리머 등으로 나뉜다. 토요타와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최종 목표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황화물계다. 가장 높은 이온전도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900Wh/L 이상의 높은 에너지 밀도 구현이 가능하다.
토요타가 목표대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성공하다면 전기차 시장 판도는 단숨에 뒤엎어질 수 있다. 국내 배터리3사 중 삼성SDI 정도가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고, 나머지 2사는 2030년 경에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우리가 손가락 빨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말이 새어나올 정도다. 아직 상용화 성공한 기업이 없는 만큼,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는 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2027년 토요타의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을 뿐더러, 1990년도에 개발된 리튬이온 배터리도 상용화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단 점에서 업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다.
3년 전만 보더라도 토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5년이였다. 당시에도 토요타는 당당히 2025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 했지만, 배터리업계는 절대 불가능한 목표라며 지금보다 더욱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었다.
난제도 산적해 있는 상태다. 업계가 꼽는 난제는 크게 3가지로 ▲생산성 ▲에너지밀도 ▲전도율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좋지 못하다. 이 모든 걸 극복을 해야 업계가 기대하는 전고체 배터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인데, 이 부분들을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출력과 충전 속도가 나와야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며 “황화물계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핸들링하기도 쉽지가 않고, 지금은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단점이 더 부각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토요타의 성공 여부를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전세계에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토요타가 위협적인 존재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상용화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도 속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토요타와 향후 양대산맥을 이룰 기업으로는 삼성SDI가 꼽힌다. 3사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보유수가 가장 앞서는데,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용화 목표 시점 또한 토요타와 같은 2027년이다.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또한 삼성SDI가 국내 최초로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 3월 경기도 수원시 SDI연구소에 6500㎡(약 2000평) 규모의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을 착공했는데, 상반기 중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 중 소형 셀을 제작해 테스트를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아직 샘플을 만들 정도의 단계지만, 이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한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토요타나 삼성SDI나 이렇게 정보를 오픈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개발에 있어 진척 사항이 있는 걸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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