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개막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 ‘고전’
손흥민 등 빼고 시작한 전반 이어 베스트 멤버 가동한 후반도 아쉬움
후반 이강인 경고누적으로 퇴장..수적 열세 속 실점 없이 1골 지켜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신승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터진 이재성 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라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63위로 한국(23위)보다 많이 낮지만, 아시안컵에서 마주할 껄끄러운 중동팀과의 경기에 대비하는 취지에서 마지막 평가전 상대로 결정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두 차례나 중동팀과 맞붙는다. 한국은 15일 E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바레인(86위), 20일 요르단(87위), 25일 말레이시아(130위)와 격돌한다.
역시 중동팀과의 경기는 쉽지 않았다. 승리하긴 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마지막 실전 점검 무대에서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조규성(미트윌란) 등 주축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최전방에 오현규(셀틱)를 세웠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재성(마인츠)이 측면 공격을 책임졌다. 중원에는 홍현석(헨트)-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박용우(알아인)가 자리했다. 이기제(수원), 정승현, 김영권, 설영우(이상 울산)로 포백 수비라인을 짰고,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가 지켰다.
킥오프 2분 만에 이라크 침투 패스에 수비 뒷공간이 뚫리는 큰 위기에 놓였는데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수비는 불안했지만 공격은 점점 날카로워졌다. 전반 29분 오현규가 골네트를 흔들었지만 주심은 앞선 상황에서 한국의 파울을 선언해 득점이 취소됐다.
공세의 수위를 높인 한국은 마침내 이라크 골문을 열었다. 전반 40분 이재성이 페널티 박스 밖에서 강력하면서도 예리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뚫었다. 이재성의 A매치 통산 10호골이다.
선취골의 기쁨도 잠시. 이라크 반격에 한국의 수비가 뚫렸다. 다행히 자심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면서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불안했던 순간이다.
후반 들어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조규성을 투입, 최정예 멤버로 이라크와 맞섰다. 하지만 전반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강인, 황인범, 손흥민을 활용한 빌드업을 통해 공격을 전개한 대표팀은 조규성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후반을 출발했다.
후반 21분 아쉬운 판정이 나왔다. 이강인의 스루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골키퍼를 제치는 과정에서 손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이 아닌 골킥을 선언했다. 아시안컵 본선이었다면 VAR(비디오 판독)을 통해 페널티킥이 선언됐을 장면이다.
후반 30분에는 손흥민 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슈팅이 나왔지만 수비수에 막혔다. 후반 38분 이강인 코너킥에 이은 박용우의 헤더 슈팅도 골대 위로 벗어났다.
추가골이 터지지 않아 아쉬움이 커지던 가운데 후반 41분에는 아쉬운 판정까지 나왔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와 경합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 부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이라크 수비수 야히아가 이강인의 얼굴을 밀었다. 그러나 나란히 경고 카드를 받았고, 앞서 경고를 받았던 이강인은 경고누적으로 퇴장됐다.
대표팀은 남은 시간 한 명이 없는 수적 열세 속에 버텼다. 다행히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치며 1-0 승리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