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전지훈련 당시 선수와 스태프 돈 걸고 카드게임
대표팀 내내 방관에 가까운 자율성 부여, 결국 조직력 와해
파도 파도 괴담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침몰한 클린스만호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지난 아시안컵 당시 대표팀 일부 선수와 협회 지원 스태프가 돈을 걸고 카드 게임을 한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
이들은 지난 1월 2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아랍에미리트 전지훈련기간 도중 카드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칩당 1000~5000원으로 설정하고 카드놀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협회 측은 ‘도박’이라는 말에 선을 그었다. 축구협회는 “월드컵과 아시안컵 등 소집기간이 긴 대회에에서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숙소 내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휴게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휴게실에는 카드, 바둑, 보드게임, 윷놀이, 플레이스테이션, 노래방 기기 등을 비치했다”라며 “음료내기 등을 위해 돈 계산을 하는 등 소액의 내기성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다수가 있다. 도박성 행위와는 엄연히 다른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스태프가 함께 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원스태프가 휴게실에서 선수들과 카드놀이를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사실인 것으로 파악됐고 적절하지 않은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앞서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역대급 멤버라는 기대감 속에 60여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으나 졸전이 거듭됐고 결국 4강서 탈락하며 격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대표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사실상 ‘전술 없음’으로 팀을 이끌었고 이로 인해 조별리그서부터 기대 이하의 경기력이 펼쳐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대회 기간 벌어진 이른 바 ‘탁구 게이트’ 논란이다. 이강인은 4강전을 앞두고 탁구를 그만 두라는 ‘주장’ 손흥민과 마찰을 일으켰고 급기야 몸싸움으로까지 번지며 팀 분위기가 와해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 ‘카드 게이트’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축구대표팀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을 당시 자율성을 선수단에 부여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기강조차 서지 않은 방임에 가까웠고, 느슨해 질대로 느슨해진 선수들은 자멸하고 말았다. 파도 파도 악담만 나오는 클린스만호가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