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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도 바랐던 피치컴, KBO리그 상륙...'스피드업'으로 가는 길


입력 2024.07.17 18:47 수정 2024.07.17 18:4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피치컴 세트. ⓒ KBO

‘스피드업’을 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피치컴(Pitchcom)을 각 구단에 공급했다.


KBO 사무국은 15일 피치컴을 KBO리그 10개 구단에 배포, 16일부터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피치컴은 2022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고안한 기기다. 사인 훔치기 방지와 시간 절약 효과가 있다.


KBO는 "피치컴은 경기 중 수비팀의 원활한 사인 교환을 가능하게 해 경기 시간 단축 등 팬들의 쾌적한 경기 관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피치컴 세트는 사인을 입력하는 송신기와 이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수신기로 구성된다.


송신기에는 9개의 버튼이 있어 사전에 설정된 구종과 투구 위치 버튼을 순서대로 입력하면 수신기에 음성으로 전달된다. 송신기는 투수나 포수만 착용 가능하다. 투수의 경우 글러브 또는 보호대를 활용해 팔목에 착용한다. 포수의 경우 팔목, 무릎 등에 보호대를 활용해 원하는 위치에 착용할 수 있다.


수신기는 모자 안쪽에 착용한다. 투수나 포수 외에도 그라운드 내 최대 3명의 야수가 착용 가능하다. 더그아웃 및 불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퓨처스(2군)리그 포함 각 구단들은 16일부터 피치컴을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웨스 벤자민 ⓒ 뉴시스

처음으로 피치컴을 사용한 투수는 웨스 벤자민(kt 위즈).


벤자민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했는데 피치컴 장비를 착용했다.


포수 장성우가 오른쪽 무릎보호대 위쪽에 착용한 피치컴 수신기로 투구 사인을 보내면 벤자민이 투수 모자에 부착된 수신기를 통해 사인을 듣고 공을 던졌다. 피치컴 덕분일까. 벤자민은 6.1이닝을 5피안타 1실점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벤자민은 경기 후 피치컴 사용에 대해 “포수와의 사인 교환이 빨라지니 타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주도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며 만족을 표했다. 덕분에 이날 경기 시간도 3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벤자민은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피치컴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거부감 없이 즉각 착용을 원했다.


경험이 있는 벤자민은 효과를 누렸지만, 아직은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인 구단들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 손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 순위 경쟁으로 매우 예민한 시기인데 혹시라도 작동 중 실수가 있거나 오류가 생길까 걱정한다. 조금 더 지켜본 뒤 착용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KBO는 "현장과 소통을 통해 피치컴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 운용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피치클록 규정 설계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피치컴은 피치클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MLB에서 피치 클락을 경험했던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피치 클락은) 주자가 없을 때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피치컴이 없는 상황에서 주자가 있으면 어렵다"는 의견을 KBO에 전달한 바 있다.


MLB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피치클락은 투수들의 투구 준비 과정 및 타자들의 타격 준비 시간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두면서 경기 속도를 끌어올리는 ‘스피드업’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경기당 시간이 무려 24분 단축(2022년 3시간4분/2023년 2시간 40분)되는 효과를 봤다.


야구 전문가들은 “경기시간 단축 효과를 입증한 피치클락이 KBO리그에서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피치컴은 피치클락 제도가 안착하는데 필요한 기기다. 당장 착용하기 어렵다고 해도 피치클락 제도 하에서 결국은 착용해야 할 기기”라고 평가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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