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前부총리 "뭘 물어보냐"며 女기자 머리 폭행

ⓒSNS 캡처

태국 정계 거물인 쁘라윗 웡수완(79) 전 부총리가 질문하는 기자의 머리를 폭행해 도마 위에 올랐다.

19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쁘라윗 전 부총리는 지난 16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딸인 패통탄 친나왓 프아타이당 대표가 차기 총리로 선출된 데 대한 질문을 한 여기자의 머리를 손으로 내리쳤다.

2024 파리 올림픽 태국 선수단 환영 행사를 이유로 의회 총리 선출 투표에 참석하지 않은 쁘라윗 전 부총리는 투표 생중계를 시청했느냐는 질문에 짜증이 난 듯한 얼굴로 타이PBS방송 기자의 머리를 두 차례 치며 "뭘 물어본 거냐"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쁘라윗 전 부총리 측은 기자를 다치게 하거나 겁주려는 의도가 없었으며 쁘라윗 전 부총리가 종종 친분이 있는 기자를 장난스럽게 놀린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쁘라윗 전 부총리가 당일 밤 해당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하지만 태국 언론단체와 해당 기자 소속사는 쁘라윗 전 부총리가 화가 나서 기자를 위협하려는 것으로 보였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태국방송기자협회와 태국뉴스방송위원회는 쁘라윗 전 부총리의 행동이 의원 행동 강령 위반일 수 있다며 조사를 요구했다. 태국언론인협회도 쁘라윗 전 부총리에게 행동에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타이PBS는 "취재원으로부터 학대받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며 저널리즘의 진실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쁘라윗 전 부총리는 친군부 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 대표이자 2014년 쿠데타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2014년 쿠데타로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쁘라윳 짠오차가 총리에 올랐고, 쁘라윳의 군 선배이자 군부 실세로 알려진 쁘라윗은 부총리가 됐다.

지난해 총선 이후 PPRP는 탁신 전 총리 세력 정당인 프아타이당이 이끄는 연립정부에 참여했지만, 최근 쁘라윗 전 부총리와 탁신 전 총리 간 불화설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