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위기에서 수도권 외 지방자치단체는 소멸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솔루션 중 하나인 스포츠관광마케팅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생활인구(관계인구) 증대까지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관광마케팅은 인구감소지역에서 스포츠이벤트와 관광 상품을 결합해 지역으로 방문자를 유도해 수익을 창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이다. 현실적으로 당장 정주인구를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생활인구 증가를 꾀하는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단순히 경기관람과 체험 및 참여 활동을 넘어 해당 지역의 숙박시설, 식당, 관광명소 등에 체류하게 하면서 다양한 소비활동을 유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스포츠와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된다.
지난해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에 생활인구를 반영하기로 했다. 스포츠관광마케팅으로 생활인구 늘리기에 주력하는 지자체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스포츠관광마케팅 중에서도 전지훈련팀 유치는 각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뛰어든 핵심 사업 중 하나다. 겨울 관광 비수기에 접어든 지자체에서 전지훈련팀 유치는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넣는다.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으로 구성된 전지훈련팀 선수단이 지역에 체류, 지역 내 활발한 소비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활기를 잃었던 지역은 전지훈련팀 방문으로 북적이며 생기를 되찾는다.
전지훈련팀 유치 사업 등 스포츠마케팅으로 인한 직간접 경제효과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지만, 최소 20억에서 최대 1000억에 이른다. 더 중요한 생활인구 증대 효과는 확실하다. 우리나라 스포츠관광마케팅에서 정상을 다투는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을 비롯해 양양군, 전라남도 강진군 등은 매년 스포츠관광마케팅으로 인한 체육 관련자들의 방문 인구가 지역 내 정주 인구를 넘어서고 있다.
효과를 체감한 각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선택을 받기 위해 인프라 확충은 물론이고 정교하게 시설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내놓는다.
훈련 시 발생하는 각종 불편사항을 전담하는 전지훈련 지원반을 가동한다. 선수단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스포츠관광마케팅을 추진하는 A지역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동적 태도에 갇혔던 지자체들이 많았다. 유치 후 ‘나 몰라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다보니 재방문율이 떨어졌다”며 “지금은 다르다. 한 번 방문한 팀이 특별한 사유 없이 재방문하지 않는다면 해당 관계자가 질책을 듣기도 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택을 받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센티브 또한 진화하고 있다.
과거 인센티브가 지역 내 시설(관광지) 일부 무료 제공 등의 단순한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관광지에서의 힐링 및 팀워크 강화 프로그램, 의료 지원, 훈련 파트너 질적 향상, 맞춤형 체재비 지원 등으로 확대 발전했다.
B지역 전지훈련팀 유치 부서 관계자는 “지역상품권이나 지역특산물은 기본이고 선수단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버스 등 교통편도 제공한다. 훈련용품을 증정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지역은 전문 트레이너를 2~3명 확보한 상태에서 전지훈련팀을 맞이한다. 체력강화 프로그램과 부상 방지 등 여러 효과를 줄 수 있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C지역 관계자는 “관광지에 방문해 팀워크 강화 프로그램도 펼쳐 보인다. 훈련을 마친 선수단이 관광지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섭외해 의미 있는 시간도 가진다”고 말한다.
맞춤형 체재비도 인센티브 중 하나로 떠올랐다. 강원도 동해시는 2박3일 이상 지역 내에서 체류‧숙박하는 전지훈련선수단에 동해시 소유 체육시설 사용료를 면제와 훈련경비 일부를 지원한다. 4박 5일 이상 체류‧숙박하는 전지훈련선수단은 훈련경비 지원과 함께 팀당 최대 400만원의 체재비를 추가로 지원한다.
더 나아가 해외팀들의 전지훈련을 유치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국제적인 전지훈련 최적지로 부상하기 위해 폭염이나 한파 때도 훈련이 가능한 ‘에어돔’ 등 쾌적한 훈련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수단 유치를 위한 관리체계를 보다 더 정교하게 구축하고, 시설 인프라 활용 방안도 타 지자체와 차별화 된 내용으로 수립해야 한다”며 “전지훈련팀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 작업도 체계화되어야 한다. 온라인 홈페이지에 올려만 놓고 관리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없는 것만 못하다”고 지적한다.
또 “전지훈련팀이 방문했을 때,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을 지역민들이 체감하게 해야 한다. 체감한 지역은 지역민들이 전지훈련팀을 찾아와 음식을 제공하는 등 지역 인심을 느끼게 한다. 스포츠관광마케팅의 목표와 지역의 민심이 합해질 때, 더 큰 시너지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