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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콘서트 마친 지드래곤, 멤버들에 ‘자랑’할 만큼 만족했을까 [D:현장]


입력 2025.03.31 00:40 수정 2025.03.31 00:4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2~3년 전 이맘때 즈음 빅뱅 멤버들이 여러 가지 각자의 상황들 속에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좋은 길을 택하면서 지금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죠. 그렇지만 오늘은 솔직히 멤버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제일 빛이 날 것 같거든요.”


ⓒ갤럭시코퍼레이션

지드래곤은 29일과 30일 양일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지드래곤 2025 월드투어 위버맨쉬’(G-DRAGON 2025 WORLD TOUR Ubermensch)를 개최했다. 2017년 이후 약 8년 만에 개최하는 지드래곤의 솔로 콘서트였던 만큼 공연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고, 이틀간 6만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하지만 지드래곤이 예상했던 것과 달리 공연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29일 공연은 기상 악화로 오후 6시30분 시작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지연돼 시작 시간이 오후 7로 변경됐다. 이후 같은 이유로 43분이 더 지연되면서 관객들은 73분간 영하의 추위에 떨어야 했다. 오전에 눈발이 흩날린 30일 공연도 30분 지연돼 오후 7시가 되어서야 시작됐다.


주최 측이 밝힌 이유처럼, 돌풍 등 기상 악화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 공연을 지연한 것은 이해한다 하더라도 아쉬움은 남았다. 실제 현장에선 지연 사유를 밝히지 않고 지드래곤의 신곡 뮤직비디오 3편과 쿠팡플레이 홍보 영상이 반복적으로 재생하면서 금방이라도 지드래곤이 무대에 오를 듯한 분위기만 연출할 뿐이었다. 이미 예고된 강추위였음에도 아무런 대책 없이 관객들을 추위에 ‘방치’한 것은 배려 부족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갤럭시코퍼레이션

기다림이 컸던 만큼 관객은 뒤늦게 무대에 등장한 지드래곤을 큰 환호로 반겼지만, 이 환호가 의아함으로 바뀌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추운 날씨를 고려하더라도 심각하게 불안한 지드래곤의 라이브 때문이었다.


지난해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위버맨쉬’의 선공개곡이었던 ‘파워’(PO₩ER)와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으로 꾸민 오프닝 무대부터 불안했던 지드래곤의 목소리 상태는 ‘원 오브 더 카인드’ ‘R.O.D’까지 이어졌다. 특히 보컬 중심의 노래인 ‘그 XX’ ‘버터플라이’(Butterfly) ‘너무 좋아’(I Love It) 등에선 음정이 여러 차례 엇나가고, 고음은 아예 올라가지 않는 등 AR과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가창력 부족이 크게 부각됐다.


지드래곤도 이를 의식했는지 음원에 의존하면서, 제스처와 표정으로 곡의 절반을 채우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실제 공연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라이브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과 안전 관리, 여기에 과거의 노래를 소화하기엔 부침이 심한 지드래곤의 목 상태까지 더해진 이 공연은 잘 짜인 세트리스트와 확실한 메시지, 새로운 무대 연출이 돋보였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적 개념을 예술적으로 표현해, 위버맨쉬(Übermensch)가 초인으로 거듭나는 3단계를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했다. 무대엔 두 개의 동상이 설치됐는데, 지드래곤은 이를 두고 “‘하트브레이커’(Heartvreaker) 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마주보고 있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같은 의미를 담은 드론쇼도 펼쳐졌다.


또 ‘크레용’(Crayon)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를, ‘개소리’에 켄드릭 라마의 ‘낫 라이브 어스’(Not Like Us)를 엮는 등의 지드래곤의 재치 있는 편곡은 팬들의 귀를 즐겁게 했고, 빅뱅 시절 발표한 솔로곡 ‘디스 러브’(THIS LOVE)와 둘 째날 공연에서 선보인 빅뱅의 ‘라스트 댄스’(LAST DANCE)는 팬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또 다양한 각도에서 지드래곤의 모습을 비춰 감각적으로 연출한 대형 스크린 속의 AI 기술도 화려함을 더했다.


멤버들에게 자랑할 만한 콘서트를 기대했던 만큼, 아쉬움도 컸던 이틀 간의 한국 공연을 마치고 지드래곤은 이후 아시아로 공연을 이어간다. 일본 도쿄(5월10~11일)를 시작으로 필리핀 불라칸(5월17일), 일본 오사카(5월25~26일), 마카오(6월7일~8일), 대만(7월12~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7월19~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7월26일), 홍콩(8월9~10일)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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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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