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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 노리는 하서윤 “눈으로 이야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입력 2025.04.08 17:35 수정 2025.04.14 10:30        김훈찬 기자 (81mjjang@dailian.co.kr)

배우 하서윤ⓒ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가 있다.


자칫 평면적이고 전형적으로 흐를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 캐릭터를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 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상대 배우의 기에도 전혀 눌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만의 스타일로 훌륭한 합을 만들어 냈다. 정말 데뷔작이 맞는지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다시 확인해 봐야했다.



배우 하서윤은 영화 ‘스트리밍’에서 스트리머 마틸다를 연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강하늘을 비롯한 선배들의 배려와 감독 및 스태프들의 노력 덕이라고 겸양했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기를 준비했다는 그의 말에서 오래 벼려온 내공이 빛을 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봉 순서의 차이로 데뷔작이 두 번째 선보인 영화가 됐다. 이후 드라마 등에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쌓고 있다. 작품의 수는 많지 않지만 욕망을 좇는 스트리머에서 욕망을 거세 당한 구중궁궐의 중전까지 연기 스펙트럼은 넓다. 또 어떤 역할로 찾아올 지 궁금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하서윤을 서울 강서구 데일리안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영화 ‘스트리밍’ 마틸다 역의 배우 하서윤과 우상 역의 배우 강하늘ⓒ롯데엔터테인먼트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배우라는 직업은 원래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추천을 해주셨어요. 당시에는 내성적인데다 자존감도 많이 낮은 상태였고, 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 했어요. 저와는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죠. 자신감도 없어서 계속 밀어냈는데 나이가 조금씩 들고 생각이 달라지면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기학원에 등록했어요. 그곳에서 처음으로 연기를 하면서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이 당시 앞에 계셨던 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을 때 오는 ‘쾌감’이 컸어요. 연기를 조금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영화 ‘스트리밍’이 데뷔작으로 알고 있는데(4년 전 촬영) 이후 다른 연기를 경험하고 다시 스크린에서 자신의 연기를 본 느낌은?


=영화를 보기 전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걱정도 됐지만 설레기도 했어요. 물론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였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이 촬영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부족한 부분도 4년 동안 제가 성장을 했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데뷔작이 무색하게 연기가 인상 깊었다. 강하늘 배우와의 합은 어땠나?


=처음에는 굉장히 긴장을 했죠. 제 첫 촬영 장면이 10분 정도의 롱테이크 신이었는데, 제가 어떻게 하면 이런 장면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강하늘 선배님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는데 “걱정하지 말고 상황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촬영에 들어가니까 딱 알겠더라고요. 강하늘 선배님이 우상(극 중 배역) 그 자체로 보여서 ‘아 이런 말씀을 하신 거구나’ 생각이 들고, 상황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만큼 흡인력 있게 잘 이끌어주셨던 것 같고, 저를 신인이 아닌 배우로서 존중해 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그 부분이 제일 감사했어요.


-‘스트리밍’이라는 영화가 독특한 시도들을 했는데 그 중 원 신 원 컷, 롱테이크가 많아 보였다.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다행히 처음이다 보니 크게 어려운 줄 모르고 촬영했던 것 같아요. 다만 저로 인해 다른 배우나 감독님, 스태프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려고, NG를 많이 내지 않으려고 준비를 많이 해갔죠.


배우 하서윤ⓒ롯데엔터테인먼트

-액션까지는 아니지만 몸을 거칠게 써야 하는 장면들도 있던데 힘들진 않았는지.


=제가 몸 쓰는 걸 좋아해요. 어떻게 하면 생동감 있고 현실처럼 보일까 생각을 하면서 오히려 몸을 더 내던졌어요. 해동검도를 오래했어요. 연기를 하면서 특기가 됐고, 꾸준히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액션스쿨 경험도 있는데 언젠가는 이런 부분들을 살릴 수 있는 액션 장르도 해보고 싶습니다.


-몸을 잘 써서 영화 ‘힘을 낼 시간’에서 메인 댄서 역할을 맡은 것인가.


=그 부분은 굉장한 노력이 필요했어요.


-마틸다라는 배역이 참고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떻게 연구하고 캐릭터를 만들었나.


=마틸다는 굉장히 야망이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우상이랑 맞붙었을 때 오는 동력이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았어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안에 욕망을 지니고 있고 야망도 있을 테고, 저 또한 배우로서 성장하고 성공하고 싶은 욕망과 야망을 갖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마틸다에게 투영해서 극대화 하려고 했어요. 제가 이 영화를 만나기 전부터 챙겨봤던 디바 제시카라는 분의 채널이 있어요. 마틸다를 봤을 때 딱 그분이 떠오르더라고요. 방송을 진행하는 능력, 앉아있는 자세나 표정, 눈빛, 시선 등을 참고했어요.


-영화를 보기 전까지 강하늘 배우 원맨쇼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등장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 단역으로 출연한 김기두 배우도 좋았다. 많이 배웠을 것 같다.


=연기 쪽으로는 물론이고 연기 외에도 현장을 대하는 자세나 태도, 작품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그래서 ‘스트리밍’ 촬영 현장이 굉장히 유익했어요.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배역은?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의 중전 오 씨가 굉장히 애착을 가졌던 인물인데, 그 인물의 모든 장면이 감정신이기도 했고, 저한테는 어렵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작품으로 인해 감정의 폭이 굉장히 넓어졌어요.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중전 오 씨 같은 인물의 감정을 긴 호흡으로 가져갈 수 있는 역할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 중전 오 씨 역의 배우 하서윤ⓒ스튜디오드래곤

-배우 소속사인데 선배나 동료들에게 연기도 배우는지.


=선배님들이 회사에 자주 나오셔서 한 분 한 분 다 친한데 특히 오정세, 조은지, 이규성 선배님과는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구했는데,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한 번도 거절하신 적이 없어요. 일정 끝나고 밤 늦게라도 회사 연습실에서 만나 대본 이야기 하고... 또 그 분들께 감사한 점은 절대 정답을 알려주시지 않아요. 제가 정답을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 주시는 느낌으로 알려주시니까 결국에는 제 것이 되더라고요.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필모를 어떻게 쌓아가고 싶나.


=영화나 드라마 상관 없이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 모습들을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은지, 어떤 수식어가 붙는 배우가 됐으면 하는지.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해요.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제가 맡은 인물의 감정을 진정성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단단해지고 성장해 나가는 배우가 되고 싶고. ‘눈으로 이야기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책은 첫 페이지, 첫 문장에서 계속 읽고 싶은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서윤의 배우 인생 첫 페이지는 앞으로 쭉 지켜보고 싶다는 궁금증과 흥미, 기대를 돋운다. 책장을 넘기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책의 두께는 얼만큼 두꺼워질까. 대중이 ‘마음의 서가’에 오래 두고픈 배우가 되기를 응원한다.

김훈찬 기자 (81mjj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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