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제267대 교황 공식 즉위…"신앙으로 증오 극복해야"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5.05.19 01:24  수정 2025.05.19 10:04

"갈등·증오·편견, 지구 자원 착취…모두 함께 걷자"

팔리움·어부의 반지 착용…12명 대표단 복종 맹세

18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이 들어올린 아기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가 즉위 미사를 거쳐 제267대 교황으로서 공식 직무를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18일(현지시간) 오전 9시 7분쯤 흰색 교황 전용 의전 차량에 탑승한 채 성 베드로 광장에 나타났다. 그는 즉위 미사 강론에서 “나는 아무런 자격도 없이 교황이 됐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 모두 한 가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는 너무 많은 갈등과 증오, 편견에 휩싸여 지구의 자원을 착취하고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며 “신앙으로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모든 여성과 남성이 함께 걷는 평화의 길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황은 즉위 미사 전 광장에 모인 20만 명의 가톨릭 신자들을 만났다. 교황이 등장하자 군중은 “교황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그를 맞이했고, 교황은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몇몇 아기들의 이마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이어 의전 차량은 성 베드로 광장을 지나 대성전으로 향했다.


대성전에 입장한 교황은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의 무덤에 참배했고 추기경들과 함께 대성전 내부에서 성 베드로 광장으로 다시 행진했다. 교황은 오후 15분쯤 광장에 설치된 제대에 오르며 즉위 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어 세 명의 추기경으로부터 양털로 만든 흰색 띠(팔리움)와 초대 교황인 베드로가 새겨진 어부의 반지를 전달받아 착용했다. 팔리움은 선한 목자로서의 사명을, 어부의 반지는 신앙을 지키는 사명을 의미하며 그가 이를 착용했다는 것은 교황으로서의 직무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후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하는 12명의 대표단(추기경3명, 주교 1명, 사제 1명, 부제 1명, 수도회 총 원장 2명, 한 쌍의 부부, 한 소년과 소녀)이 교황에게 복종을 맹세했다.


이날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200여 국에서 파견한 정부 대표 및 종교인이 참석했다. 외국 정상으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 얼굴을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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