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퍼트 후 주먹 불끈 쥔 정윤지 “그립 바꾸고 2주 만에 결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6.01 18:18  수정 2025.06.01 18:18

정윤지. ⓒ KLPGA

정윤지(25, NH투자증권)가 마지막 18번홀의 극적인 버디 퍼트로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정윤지는 1일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서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1라운드부터 선두로 치고 나섰던 정윤지는 3일 내내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으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스코어는 17언더파 199타.


또한 정윤지는 우승 상금 1억 8000만원을 거머쥐며 시즌 누적 상금 2억 9434만원을 기록, 14계단 오른 7위에 랭크됐다.


정윤지에 이채은2(-16)가 마지막 날 무려 6타를 줄이며 무서운 추격에 나서 2주 연속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윤화영과 지한솔, 안송이가 13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시즌 4승에 도전했던 디펜딩 챔피언 이예원(-11)은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채은이 매서운 추격에 나선 가운데 정윤지의 흐름은 지지부진했다. 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크게 긴장한 듯 보였던 정윤지는 전반 막판 2개의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특히 마지막 18번홀에서 대담한 퍼트를 성공시켰다.


당시 이채은과 동률 상황에서 4.5m짜라 버드 퍼트를 남겨둔 정윤지는 침착하게 공을 컵에 밀어 넣었고, 우승이 확정되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평소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던 정윤지마저 흥분하게 만든 환상적인 챔피언 퍼트였다.


정윤지. ⓒ KLPGA

정윤지는 우승 인터뷰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꿈으로만 꾸던 거였는데 실제로 이룰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윤지는 퍼팅에 약점을 보이던 선수. 하지만 이번 대회서 급격히 좋아진 이유에 대해 “원래는 연습을 할 때 샷에 큰 비중을 두고 했다. 늘 연습 목표를 샷 50, 퍼트 50을 잡고 시작하지만 샷 연습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보니 결국 80대20으로 하게 되었다”라며 “그래서 쇼트 게임, 퍼트 연습이 미흡했는데 올해 3월부터 심각성을 느껴져 연습에 들어갔다. 요즘은 50대50으로 연습하고 있다. 급격히 좋아졌다기보다 꾸준히 조금씩 연습해서 좋은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퍼팅 연습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여러 단계로 했다. 처음엔 리듬을 생각하고 연습했다. 그런데 리듬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머리가 많이 움직이더라. 퍼트를 할 때 머리가 움직이니 헤드가 열리거나 닫혀서 미스가 많았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는 연습을 했다”며 “지난 ‘제13회 E1 채리티 오픈’ 때부터는 그립도 크로스핸드 그립으로 바꿨다. 정렬도 원래의 그립보다 잘 나오고 이전에 퍼트를 손으로 치려고 했던 게 부드럽게 리드해주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그립을 바꾼 지 2주 만에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쁘다”라고 밝게 웃었다.


정윤지. ⓒ KLPGA

2승을 달성하기 까지 3년이 걸린 정윤지다. 그는 “많은 응원을 받는데 우승을 못해 죄송함이 있었다. 또 성격이 내향적이라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응원을 해주시는 게 가끔은 힘들게 다가올 때도 있다. 하지만 응원해주시는 마음이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는 것이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고, 힘들다고 받아들이지 않도록 체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또한 정윤지는 “2022년 이후 올해까지 시즌 목표는 항상 우승이었다. 계속 우승을 못하다 보니 올해 목표도 우승이라고는 했지만 더 주로 생각한 목표는 꾸준히 상위권에 드는 것이었다. 이번 우승 이후로는 또 우승을 달성하면 물론 좋겠지만, 첫 우승 이후 스스로를 너무 괴롭혔던 거 같아 이번엔 자신을 그만 괴롭히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골프와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챔피언 퍼트 순간에 대해 “챔피언 퍼트 전 리더보드를 봤다. 이 퍼트에 연장을 가느냐 마느냐가 달려있었다. 3년 전 연장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퍼트를 많이 생각했다. 좋았던 경험에 집중하며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정윤지.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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