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프리미엄 패키지로 수익 재편 ‘승부수’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06.24 07:02  수정 2025.06.24 07:02

개별 여행 증가에 기존 패키지 상품 만으로는 한계

소비 침체·국제 정세 불안 등도 존재…"차별화 관건"

여행이지 탑클래스 호주 상품 이미지 코알라.ⓒ교원투어

여행업계가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에 나섰다.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침체와 고환율, 국제 정세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기존 저가 패키지 판매 중심의 전략 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업계는 가격 경쟁 대신 경험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고품격 여행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교원투어는 최근 프리미엄 상품군인 ‘여행이지 프라임’과 ‘여행이지 탑클래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패키지 라인업을 전면 개편했다.


여행이지 프라임은 합리적인 가격에 절제된 품격을 지향하며, 여행이지 탑클래스는 여행의 모든 요소에서 최고의 품격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여행이지 탑클래스의 경우 특정 상품에 한해 맞춤형 일정 및 전담 컨시어지가 배정된다. 전담 컨시어지가 배정돼 오페라하우스 공연 예약을 비롯해 골프장 예약, 로컬 맛집 추천 등 고객의 세부적인 니즈에 맞춘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은 고객의 디테일한 니즈를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하는 지가 관건”이라며 “여행이지 탑클래스는 고품격 여행을 추구하는 고객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여행의 모든 요소를 최고급으로 설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하나투어는 ‘하나팩 2.0’을 업그레이드한 ‘하나팩 3.0’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나팩 3.0은 여행 목적·동반자 등 고객 니즈를 세분화한 테마 중심의 패키지 상품이다.


모두투어도 프리미엄 상품 브랜드 ‘모두 시그니처’에 이어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 ‘하이클래스’를 론칭했고, 노랑풍선·한진관광·롯데관광개발 역시 각각 ‘탑픽’, ‘칼팍’, ‘하이엔드’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프리미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내수 부진과 여행 트렌드 변화 등으로 여행사를 찾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내국인 출국자 수는 994만609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증가했다.


단순한 여행을 넘어 특별한 경험과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보다는 개별 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교원투어가 프리미엄 상품 수요층인 액티브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여행 설명회인 ‘트래블이지쇼’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데 중남미, 북유럽 등 인기 여행지의 경우 현장 예약률이 40%에 달할 정도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모두투어는 지난 4월 모두 시그니처 패키지 판매 비중이 전체의 31%로 지난해 대비 약 16%포인트 증가했다. 모두투어는 해당 비중을 연말까지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급성장 중인 온라인 여행사(OTA)와의 경쟁 구도 속에서 프리미엄 전략은 패키지 여행사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OTA가 항공·숙박 단품 위주로 서비스하는 반면 패키지 여행사는 관광·미식·액티비티까지 아우르는 큐레이션 중심의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여행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 사의 전략과 프리미엄 상품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지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OTA가 기술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패키지 여행사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여행 경험과 전문 큐레이션 능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그 해답이 프리미엄 전략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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